유교박물관 건립에 써야 할 토지보상금이 한 푼도 남지 않아 유교박물관 건립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건립비용에 써야 할 거액의 돈을 권한도 없는 이들이 제멋대로 써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개발건립계획서 작성, 설계비 등 유교박물관 건설비용으로 써야 할 토지보상금 5억1천6백만 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도 없고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사용 비리 의혹이 거듭 제기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밝히는 일도 기대난망이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지난해 12월14일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초에도 김영근 성균관장은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내역을 밝히겠다고 했고 당시 성균관 총무처에서는 사용 내역을 조사해 발표하려고 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단된 바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로 보면 전 성균관장 직무대행 정한효 씨는 이 토지보상금 5억1천6백만 원을 자신의 개인통장에 보관하면서 1억5백9십2만 원을 임의로 사용했다.
이와 관련해 2016년 당시 총무처장이었던 김동대 씨는 전국 총회 대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성북동 부지 대금 5억1천6백만 원을 정한효 개인통장으로 입금했다가, 직원급여를 차입금 등으로 처리하고, 새 관장에게 4억1천8만71 원을 인계하면서 잡수입으로 처리함으로써 공금 유용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 성균관장 어윤경 씨와 김동대 씨도 4억1천8만71 원을 유교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통장에 입금하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했다.
지난해 초 성균관 총무처가 확인한 내용으로 보면 김동대 씨는 이 돈을 가지고 자신을 비롯한 직원들의 인건비로 지급하면서 급여 인상까지 했다.
또한 무보수 명예직인 성균관장의 업무추진비는 물론 어윤경 씨의 개인 사건 변호사 비용까지 이 돈으로 지불했으며, 매달 현금으로 정액 지급한 업무추진비는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감사의견서(1)
감사의견서(2)
감사의견서(3)
최근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김동대 씨는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과 관련된 성균관 감사들의 지적 사항도 철저히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3월 성균관 감사였던 최모 감사와 김모 감사는 감사의견서에서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문제를 감사 지적 사항으로 적시했으나 김동대 씨는 감사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감사들을 비난하기만 했다.
성균관의 현 집행부가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림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해 소송과 고소고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이들은 성균관의 현 집행부가 비리 의혹을 밝힐 의지가 없다고 비판하고 이를 밝히지 못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김동대 씨가 불법으로 발급한 성균관장 직무대행 선임장
김동대 씨에 의해 불법으로 선임된 직무대행이 김학윤 씨에게 발급한 위촉장
유림 활동 경력도 없이 총무처장에 임명돼 물의를 빚고 있는 김학윤 씨는 “나를 건드리면 성균관을 해체시켜 버리겠다”는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이다.
김학윤 씨는 유림 활동 경력이 전혀 없는 점이 지적되자 자신이 성균관 사정위원회 위원이었음을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당시 김학윤 씨의 사정위원회 위원 임명도 불법이었고, 이 또한 김동대 씨와 관련이 있다.
돌이켜보면 황당한 일이지만 김동대 씨가 당시 성균관장 직무대행을 선임했고, 이 직무대행이 유림 활동 경력이 전혀 없는 김학윤 씨를 사정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한 것이다.
김동대 씨가 선임한 직무대행은 법원의 판결로 선임이 취소됐고, 자연히 김학윤 씨의 사정위원회 위원 위촉도 무효가 됐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한 유림들은 과연 이런 이들이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을 제대로 밝힐 수 있겠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전 성균관 총무처 직원 A 씨는 “더욱 황당한 일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동대 씨의 이력이 제대로 알려진 게 없다는 점이다. 김동대 씨가 총무처장에 임명되기 전까지의 학력이나 경력 사항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고, 현재 성균관 총무처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이력서조차 없다”고 개탄했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 규모가 너무 클 뿐만 아니라 최근 성균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도덕적 해이와 혼란의 핵심 원인이 여기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교박물관 사업에 투입된 돈에는 성균관의 미래를 염려했던 최근덕 원임 성균관장과 추진위에 참여한 부관장들, 고 박남호 회장 등의 자기 희생의 염원이 담겨 있으며, 수백명의 유림들이 추진위원으로 위촉돼 있다.
유교박물관 토지보상금 사용 비리 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성균관의 미래는 없다.
이상호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