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거짓으로 밝혀진 가짜 일무에 집착하는 것일까. 무형문화재과장은 물론 차장까지 나서서 유교의 가장 신성한 제사인 석전에 가짜 일무를 봉행토록 왜 요구하는 것일까. 유림이 아니니 모성지심(慕聖之心)일 리는 없고, 그 근거 없는 집착은 일반 상식으로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에 한 술 더 뜨는 것은 성균관 총무처장이다. 본인 스스로 밝혔듯이 지금 성균관 총무처장은 유교에 문외한이니 일무에 대해서는 더욱 알 리가 없다. 일무 전문가도 아니고 자격도 없는 이가 일무 운운하고 나서니 그의 말대로 성균관을 해체시켜버리려는 듯하다.
지난해 5월 성균관에서는 (사)석전대제보존회 명의의 ‘석전대제 일무 검증위 보고서에 대한 성균관의 입장’이라는 책자를 문화재청에 전달했다.
이 책자에서 성균관은 석전대제 무형문화재 지정 당시 석전대제의 원형이 일부 어그러져 선성(先聖), 선현(先賢)들께 큰 과오를 범하게 되었음을 밝히고, 잘못된 석전대제 의식을 원형에 맞춰 바로잡고 우리 민족의 대표적 문화로서 만세에 전하고자 하는 입장을 전했다.
성균관은 성균관·석전대제보존회가 구성하고 운영할 ‘석전대제 전형 연구위원회’를 인정하고 지원 방안을 강구할 것, 문화재청장은 일무 검증위원회의 비전문성과 파행 운영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문책을 시행할 것, 석전지원금을 가지고 성균관을 조종하고 전통문화를 말살하려는 정책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모성지심도 자격도 없는 이가 총무처장에 앉아 십수년 지켜온 성균관의 입장을 한 순간에 뒤집어버렸다.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김모 씨가 창작한 ‘1980년 석전 일무’는 원형이 아니다. 수십년 동안 성균관과 유림들을 기만해 왔던 김모 씨의 사기성 행태에 대한 논란은 대학을 갓 졸업한 무용단원이 ‘석전 일무 원형’을 복원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하는 지극히 합리적인 의심에서 출발한다.
이런 사기성 행태를 확인하면서 시작된 일무의 원형 복원은 성균관대 동아시아 특성화 사업단, 유교문화연구소의 지원과 (사)국가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보존회, 석전교육원, 한국석전학회의 후원으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5차에 걸친 ‘문묘일무 원형복원을 위한 학술시연’을 거쳐 2006년 9월 『춘관통고』와 『악률전서』에 근거해 문무와 무무의 춤사위를 복원했다.
그리고 석전학 관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공식심의를 거쳐 2006년 다시 복원한 문묘 일무가 채택됐다.
이처럼 ‘1980년 석전 일무’가 원형 아닌 창작무이고 사기임이 밝혀지게 된 것은 성균관의 선배 유림들과 일무 전문가들의 지난한 노력의 성과였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지난해 9월14일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제9차 회의를 열고 ‘석전대제 일무 관련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안건으로 상정해 검토한 결과 ‘1980년 석전 일무’가 잘못됐다고 의견을 모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무형문화재과장은 회의 결과를 왜곡 은폐함은 물론 가짜 일무를 석전에 봉행케 하기 위한 시도를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국회에 제출한 관련 보고서도 거짓투성이다. 여기에 장단을 맞춘 성균관 총무처장은 이번 춘기석전에도 가짜 일무를 봉행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난 2월14일 저녁 성균관 총무처장과 무형문화재과장이 일과 시간을 지나 만났다. 일무 전문가도 아닌 총무처장이 그 시간에 무형문화재과장을 만나 무슨 일무를 얘기하겠다는 것일까. 이 만남에 앞서 무형문화재과장은 국회의 관련 부서에 성균관이 가짜 일무를 출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장이 가짜 일무를 봉행하지 말라고 해도 성균관 총무처장은 가짜 일무를 추겠다고 한다. 누가 성균관장인지 모를 일이다. 더 이상 유교를 모독하는 행위가 계속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