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보조사업으로 (사)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하는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에 대한 의혹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사업공고에서부터 보조사업자 선정과 예산집행에 이르기까지 사업 초기부터 불거진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이제는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유림들의 목소리마저 거세다.
유교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사업이라는 설명에 적극 참여했던 일부 향교와 서원들도 이제는 유교와 전혀 관련 없는 단체가 왜 이 사업을 주관하느냐며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성균관과 (사)성균관유교총연합회, (사)한국서원연합회 등 중앙의 유교종단과 단체들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대응에 나설 태세다.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은 (사)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하는 국고보조사업으로 향교․서원을 21세기형 인문학의 메카로 재탄생시킨다는 명분 아래 진행됐다. 사업 기간과 예산은 2013년의 경우 2013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8개월) 총사업비 13억4천1백만원, 2014년의 경우 2014년 11월부터 2015년 5월까지(7개월) 총사업비 15억2백만원이었으며, 2015년에도 동일한 사업이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사업은 (사)한국관광학회에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단을 설치해 사업책임자(단장)와 유교부문 책임자를 두고 진행됐다. 2013년도 주요사업은 ‘유교아카데미 운영사업, 향교·서원 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지원’이었으며, 2014년도 주요사업은 ‘유교아카데미 운영사업, 청소년인성예절교실 운영, 향교·서원 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지원’이었다.
이들 사업에 참여했던 향교와 서원 관계자들을 비롯해 유림들이 제기하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유교 종단도 아니고 유교와 전혀 관련 없는 단체가 왜 이 사업을 주관하느냐는 것이고, 둘째는 유교문화 활성화는커녕 유교를 빙자해 돈벌이 하는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본 지는 참여 단체와 관련 기관으로부터 결과보고서 등 각종 자료를 입수해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해 봤다. 그 결과 제기된 비난과 의혹들이 대부분 사실이거나 국고횡령 의혹으로까지 비치고 있다.
보조사업자 선정 당시부터 말썽
2010년 성균관에서는 ‘향교·서원·고택을 찾아서 책자발간 사업’을 시행했고, 그즈음 ‘유교문화체험 연수교재 및 콘텐츠 개발’ 사업도 추진됐다. 이들 사업의 목적은 한국 선비정신과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유․무형의 문화재 및 가치관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 정리해 문화계승의 필요성 인식을 확산시키고, 눈높이식 교재 및 콘텐츠를 기획, 제작, 보급해 다양한 계층 및 연령대의 활용도를 제고시키려는 것이었다.
이어 2012년에는 유교문화사업단을 설치해 국고보조사업으로 ‘서원·향교의 전통유교문화 관광상품화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매년 전국 10개 향교·서원을 선정해 향교·서원의 교육 기능 회복을 위한 시설 개선을 하고, 향교·서원의 전통유교교육과 문화 체험을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지원을 주요 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또한 성균관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던 경북 영주의 한국선비문화수련원에서는 2012년부터 선비아카데미를 운영해 최우수사업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3년 성균관이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에 휩싸이게 되자 문광부와 (재)성균관은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유교문화사업단을 (재)성균관으로 옮겨 사업을 계속 진행키로 하고 (재)성균관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사업단 이전을 확정했다.
하지만 당초 방침과 달리 문광부 종무 2과는 같은 해 8월29일 성균관 유교문화사업단의 ‘향교·서원의 전통유교문화 관광상품화 지원사업’과 한국선비문화수련원의 ‘한국선비문화수련원 체험연수 운영’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새로 ‘유교문화 활성화 사업’ 보조사업자 모집 공고를 냈다.
느닷없이 발표한 공고 내용은 위 사업의 이름만 바꾼 유교아카데미운영(8억원), 서원·향교문화교육 프로그램 운영지원(7억4천1백만원)이었다. 애초 2013년도에 책정되지도 않았던 예산인데다 선정 기간이나 심사위원 구성은 물론, 서원과 향교를 대상으로 하는 거액의 국고사업임에도 유교 종단을 배제한 채 (사)한국관광학회를 염두에 두고 일반 단체나 개인까지 사업신청이 가능토록 했다는 점에서 공고 때부터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문광부는 공고 후 19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단 이틀 동안만 접수를 받고 발표도 없이 9월30일 (사)한국관광학회를 국고보조사업자로 선정했다. 이는 보조사업자 모집 공고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당시 언론에서도 이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은 일찍이 문제가 됐다. 당시 제기된 의혹은 첫째, 서원과 향교를 대상으로 하는 거액의 국고사업임에도 성균관을 배제한 채 유교와 전혀 관련 없는 (사)한국관광학회라는 특정 단체가 보조사업자로 선정됐고, 둘째, 문광부 종무 2과 자문위원으로 행세하면서 유착됐던 C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사)한국관광학회를 선정하게 한 후 자기 사업으로 만들었고 해당 공무원들은 직전사업자의 홈페이지까지 빼앗아 주려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당시 종무 2과 자문위원으로 행세하며 공무원들과 사업을 주도하고, 사업공고 전부터 친분이 있는 대학교수들을 찾아다니면서 사업선정 대가로 간접비를 요구하는 등 사업계획에서부터 선정에까지 깊이 관여해 물의를 빚은 C씨는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자 자문위원을 그만두었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당시 종무 2과장 A씨는 “국고사업을 특정인에게 밀어줬다는 의혹은 있을 수 없다. C씨를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못하도록 조처했으며,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선정해 줬다. 앞으로도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C씨가 조금이라도 관련됐거나 관계한다면 해당 국고보조금을 회수하겠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나 A씨의 발언은 모두 거짓말이었고, 당시 제기되었던 의혹들은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사)한국관광학회가 제출한 ‘2013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 결과보고서’를 보면 C씨는 이 사업에 처음부터 끝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고, 다음해 이어진 ‘2014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에서는 아예 유교부문 책임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의혹투성이 예산 내역
2012년 성균관의 유교문화사업단 예산 내역을 보면 전체 예산 11억원 중 향교·서원의 시설 개보수 지원 7억원(1개소당 7천만원)을 비롯해 향교·서원 지원 예산이 9억여 원으로 81%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사업단 운영 예산은 2억여 원으로 19%였다.
반면 (사)한국관광학회의 2013년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의 경우, 전체 예산 13억4천1백만원 중 향교·서원에 대한 지원은 향교․서원별 유교아카데미 사업비 441,823,371원(향교 21개소, 서원 5개소, 한 곳당 16,502,400원)으로 32%에 불과했고, 나머지 68%의 대부분은 사업단에서 집행하는 예산이었다.
이들은 유교문화를 활성화시킨다면서도 향교·서원에 대한 지원보다는 보조사업자의 운영비와 사업 예산에 더 많은 예산을 집행했다. 이같이 본말이 전도된 (사)한국관광학회의 2013년도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 예산 집행 내역은 다음과 같다.
[유교아카데미 운영지원]
| 구분
| 목
| 금액(원)
| 비고
|
| 1-0. 보조사업자 운영비
| 인건비
| 56,000,000
| *책임연구원 1, 연구원 2, 연구보조원 1
*일반수용비, 여비, 회의비
|
| 운영비
| 14,212,030
| ||
| 여비
| 411,218
| ||
| 업무활동비
| 3,440,500
| ||
| 소계
| 74,063,748
|
| |
| 1-1. 향교·서원 선정 심사
| 운영비
| 2,073,240
| *심사비, 회의비, 여비
|
| 여비
| 4,647,296
| ||
| 소계
| 6,720,536
|
| |
| 1-2. 아카데미 운영지원
| 민간이전
| 441,823,371
| *향교 21개소, 서원 5개소
|
| 소계
| 441,823,371
|
| |
| 1-3. 실무자교육
| 운영비
| 4,800,800
| *일반수용비
|
| 소계
| 4,800,800
|
| |
| 1-4. 운영자문
| 운영비
| 14,620,660
| *전문가 자문비, 회의비
|
| 여비
| 2,340,929
|
| |
| 소계
| 16,961,589
|
| |
| 1-5. 향교·서원총람제작
| 연구개발비
| 20,000,000
| *연구용역
|
| 소계
| 20,000,000
|
| |
| 계
| 564,370,044
|
| |
[향교·서원 문화교육 프로그램 지원]
| 구분
| 목
| 금액(원)
| 비고
|
| 2-0. 문화체험 보조사업자 운영비
| 인건비
| 80,500,000
| *책임연구원 1, 연구원 3, 연구보조원 2
|
| 운영비
| 14,124,160
| ||
| 업무활동비
| 2,285,930
| ||
| 소계
| 96,910,090
|
| |
| 2-1. 사업설명회
| 인건비
| 700,000
| *일용직, 일반수용비, 회의비
|
| 운영비
| 3,025,760
| ||
| 업무활동비
| 1,650,000
| ||
| 소계
| 5,375,760
|
| |
| 2-2. 유교신문화창조를 위한 워크숍
| 인건비
| 100,000
| *일용직, 일반수용비
|
| 운영비
| 10,240,870
| ||
| 소계
| 10,340,870
|
| |
| 2-3. 문화체험 실무자 워크숍
| 인건비
| 300,000
| *일용직, 일반수용비
|
| 운영비
| 11,762,235
| ||
| 소계
| 12,062,235
|
| |
| 2-4.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 운영비
| 10,983,886
| *자문비, 회의비, 답사비
|
| 연구개발비
| 4,000,000
| ||
| 소계
| 14,983,886
|
| |
| 2-5. 체험관광 시범행사
| 인건비
| 2,570,000
| *총16회 진행(527명)
*강사료(40,530,000)
*버스비(26,920,000)
|
| 운영비
| 111,493,770
| ||
| 소계
| 114,063,770
|
| |
| 2-6. 체험관광 프로그램 운영 지원
| 인건비
| 3,570,000
| *총15회 진행(497명, 참가비 24,750,000)
*강사비(17,250,000)
*버스비(25,700,000)
|
| 운영비
| 88,405,090
| ||
| 소계
| 91,975,090
|
| |
| 2-7. 전문해설사 양성
| 인건비
| 16,320,000
| *강사비(23,500,000)
*해설사지원(14,160,000)
*버스비(12,320,000)
|
| 운영비
| 112,474,980
| ||
| 여비
| 811,436
| ||
| 소계
| 129,606,416
|
| |
| 2-8. 교재제작
| 운영비
| 55,617,140
| *디자인, 원고료, 인쇄비
|
| 소계
| 55,617,140
|
| |
| 2-9. 문화체험관광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 연구개발비
| 48,000,000
| *한국관광학회용역
|
| 소계
| 48,000,000
|
| |
| 2-10. 홍보계획
| 인건비
| 3,500,000
| *일용직, 전각(7,925,000)
*버스비(3,255,500)
|
| 운영비
| 26,851,100
| ||
| 소계
| 30,351,100
|
| |
| 2-11. 활성화토론 및 결과보고회
| 인건비
| 300,000
| *일용직, 논문, 토론비
|
| 운영비
| 6,193,360
| ||
| 소계
| 6,493,360
|
| |
| 계
| 615,779,717
|
| |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단에서 연구비로 인건비를 지급받은 연구원은 책임연구원(단장 포함) 2명, 연구원 5명, 연구보조원 3명 등 총 10명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연구비만 해도 136,500,000원이었고, 사업단 총 운영비는 170,973,838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고, 반면 이들의 연구 범위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막대한 연구용역비가 중복 지출됐다.
문화체험 관광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48,000,000원), 향교·서원총람제작(20,000,000원), 운영자문(16,961,589원),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금(14,983,886원) 등은 사업단 자체 연구사업으로 진행했어야 하는 것임에도 또 다시 별도의 연구용역을 발주해 예산을 집행한 것이다. 특히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한 P사는 사업단 H연구원의 회사로 알려졌다.
더욱이 향교·서원총람은 이미 성균관과 (사)한국서원연합회에서 발간돼 있어 불필요한 사업이었고, 연구보조원 중 L씨는 실제 근무하지 않은 유령연구원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L씨에게 지급된 인건비는 실제 (사)한국관광학회의 비자금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한다며 체험관광 시범행사(114,063,770원), 체험관광 프로그램 운영지원(91,975,090원), 전문해설사 양성(129,606,416원) 사업을 진행하고 예산을 지출했다. 유교문화를 활성화시킨다며 1,100여 명을 관광시켜 주면서 총 335,645,276원을 쓴 것이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이들 사업을 주관한 문화기업 Y사와 버스를 임차한 N관광이다. 이들 사업에서 N관광에게 지출된 버스임차비는 68,195,500원에 달했고 회당 버스임차비를 부풀려 지급한 의혹이 따르고 있다. 또한 (사)한국관광학회는 자부담으로 1천만원의 홍보비를 N관광에 지출했다고 했으나 실제 지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 N관광의 공동대표는 사업단 J연구원의 부인으로 J연구원은 N관광 직원들에게 사장님이라고 불렸다. 또한 이들 세 가지 사업에서 지출된 강사비만 해도 81,280,000원이었는데, 관광단 인솔을 한 Y사는 J연구원과 C씨가 만든 회사로서 체험관광에 이름만 올리고 실제 참여하지도 않은 강사들에게도 강사비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2014년도에는 Y사 소장 자격으로 연구책임자를 맡았다.
문광부 종무2과에서는 C씨가 사업에 관여한 것이 드러나면 곧바로 (사)한국관광학회에 대한 국고보조금 교부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C씨는 신분을 바꿔가며 사업기획에서부터 향교·서원 선정, 자문, 문화체험, 교재편찬, 강의에 모두 관여해 강의료, 자문비, 원고료, 연구비 등의 각종 경비를 지급받고 있었고 심지어는 이 사업에 대한 외부전문가 사업평가도 C씨가 맡았다.
(사)한국관광학회의 2013년도 결과보고서를 보면 종무2과의 J사무관은 C씨와 각종 회의에 함께 참석하고 있어 오히려 이들과의 유착 관계를 의심받고 있다. C씨와 J연구원, H연구원 등이 유교라는 명목으로 나라 돈을 가지고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가운데 주무기관이 장단을 맞춘 셈이다.
향교나 서원의 시설개선이나 인프라 구축 없이 일부 향교나 서원에 강사비를 지원하고 관광단이나 꾸려 관광시켜 준다고 해서 유교문화가 활성화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유교와 전혀 관련 없는 단체가 주관을 하면서 유교 종단을 배제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황당한 일들이 지난 2년간 벌어졌고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까지 받고 있다.
문광부 홈페이지 실국 소개에서는 종무실을 “종교 행정 업무를 총괄하며 종교 간 협력 및 연합활동 지원, 종교문화콘텐츠 개발, 종교시설의 문화공간화 지원 등을 통해 종교 간 화합에 기여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수년 간 유교 관련 종무 행정은 이 같은 취지를 무색케 했다.
유림 K씨는 ”2013~2014년도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2013년도의 예산집행 내역으로 유추해 보면 2014년도에는 문제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2015년도 유교문화활성화지원사업은 명실상부하게 유교 종단을 비롯한 유교 단체에서 시행돼야 한다. 다시는 유교가 특정 단체나 특정인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