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갑 위원장이 기자회견 전문을 발표하고 있다.
표준 차례상을 차린 후 관계자들이 그 의미들을 설명하고 있다.
성균관(관장 손진우) 내·외부의 의례 전문가들이 모인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위원장 최영갑, 이하 '위원회')’는 전통명절 추석을 앞두고 9월5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전통명절인 설날과 추석의 차례상이 가정에서 지내던 제사상 차림을 기준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담과 논란이 있었던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기로 ‘차례문화 바로알기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돼 여러 차례에 걸친 전문가들의 회의와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을 통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최영갑 위원장(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김현수 성균관대 교수(예학 전공), 박광영 성균관 의례부장이 연단에 자리하여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회견에서 먼저 최영갑 위원장은 “유교가 오랜 세월 동안 국민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현대화 과정에서 형식만을 고집하여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졌다. 게다가 명절이 가족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현상이 잘못된 의례문화에 기반하고 있음을 절감하고 그동안 아홉 차례의 회의를 거듭하며 심사숙고한 끝에 오늘 발표한다”고 지금까지의 고민 방향과 진행과정 등을 밝혔다.
예학 전문가인 김현수 교수는 최영갑 위원장의 설명에 대한 문헌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이번 발표가 자의적이거나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증빙했다.
박광영 의례부장은 차혜경 여성유도회중앙회 부회장과 함께 표준 차례상을 시연해 그동안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 모습에 비해 얼마나 변화되었는지를 실물로 보였고, 대부분의 참석 기자들도 앞으로 나와 사진을 촬영하는 등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의 성인 1,000명 대상 ARS 자동응답시스템 조사 진행
위원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20세 이상 국민과 유림 관계자를 구분해 차례문화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했으며, 설문 내용은 ①차례 개선점 ②차례 지낼 때 모시는 조상의 범위 ③차례 음식 가짓수 ④차례 적정 비용 ⑤차례에 참석하는 기준 등 총 5개 문항이었다.
구체적인 내역으로 ①차례를 지낼 때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10명 중 4명이 ‘간소화’를 꼽았는데, △남성(37.6%)보다 △여성(43.7%)의 동의가 많았다. 20대에서는 △남녀 공동 참여(35.0%)를 1순위로 꼽았다.
②차례 지낼 때 모시는 조상의 범위는 △조부모/2대(32.7%) △부모/1대(25.9%)를 선택한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③차례상에 올리는 음식 가짓수는 응답자 2명 중 1명이 5~10가지를 선택했다. 특히 차례의 개선점을 묻는 질문에서 ‘간소화’를 1순위로 꼽은 응답층의 82.3%가 5~15가지를 꼽았다. 이런 반응으로 볼 때 차례 간소화의 핵심이 음식의 가짓수에 있음이 확인됐다.
④차례에 적당한 비용으로는 ‘10만 원대’를 가장 많이 선호했다. ‘20만 원대’로 응답한 경우까지 포함하면, 응답 비율은 81%에 이른다.
⑤차례 참석의 기준과 관련하여 양가가 모두 차례를 지낼 경우에 2명 중 1명은 모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했다. 양가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답변은 △30대(58.0%) △20대(57.1%) △50대(55.8%) △40대(53.3%) △60대(46.3%) △70대 이상(37.9%) 순으로 나타났다. 남자 쪽 집 차례에만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비교적 높게 나왔는데, 가부장제 문화가 강한 노년층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7월28일부터 7월31일까지 4일간 전국 만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자동 응답 시스템(ARS)을 이용해 진행했다.
위원회는 이상의 설문자료와 별도로 진행한 유림 관계자 대상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의례전문가들의 협의를 거쳐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陳設圖)’를 마련했다.
추석 차례상 표준안 진설도
실제 제시된 표준화 차례상
차례상 차림의 기본은 이것!
차례상의 기본은 송편, 나물, 구이(적), 김치, 과일(4가지)과 술을 포함해 9가지로 권고됐다. 여기에 조금 더 올린다면 육류, 생선을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 결정한다.
예의 근본정신을 다룬 유학 경전 『예기(禮記)』의 「악기(樂記)」에 따르면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大禮必簡)’고 한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으니 많이 차리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 사진과 지방(紙榜) : 사당이 없는 일반 가정에서는 지방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으나 사진을 두고 지내도 괜찮다.
○ 과일 놓는 방법 : 예법을 다룬 문헌에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라는 표현은 없으니 편하게 놓으면 된다.
○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 :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 성묘는 언제 할 것인가? :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가정도 있고, 차례를 지내지 않고 바로 성묘하는 가정도 있다. 가족이 논의해서 정하면 된다.
성균관에서는 이상의 내용을 ‘카드뉴스’ ‘리플릿’ ‘웹툰’의 형식으로 만들어 유관기관과 협의해 민간 캠페인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