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 지원법은 '소관위 심사' 단계에 있다.
지난 주까지 보이지 않던, 3월21일 소위원회 회의록이 공개됐다.
기재부는 연구기관, 전문인력 등 예산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내용들의 삭제를 요청했다.
기재부의 반대는 체험관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기재부 뿐만 아니라 문체부도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소극적이다.
성균관장도 협의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성균관 지원법 원안과 수정안을 비교하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난 주말에 게재된 ‘<긴급점검> 성균관·향교·서원 지원법, 어떻게 되고 있나?’ 기사에 대해 휴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전화, 문자, 카톡 등을 통해 질문과 의견을 보내 주셨다.
이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도 있었으나 궁극적으로는 지난 3월21일 개최된 ‘제404회 국회(임시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1차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의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었으나 3월27일 오전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그 내용이 공개됨으로써 법률안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가 확인됐다.
한마디로 말해 ‘누더기 상태’이고, ‘있으나 마나한 법’이 되어 버렸으며, ‘성균관장이 협의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결말이다.
1. 3월27일 현재의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상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http://likms.assembly.go.kr/bill)’에 접속해 가운데 화면의 ‘의안검색’에서 ‘제안대수’를 왼쪽은 ‘제헌(1948-1950)’으로, 오른쪽은 ‘제21대 (2020-2024)’로 설정한 후 아래로 몇 칸 내려가서 ‘의안명’에 ‘성균관’이라고 원래 법안명의 앞부분만 입력한 후 ‘검색’ 아이콘을 클릭하면 화면이 바뀌면서 해당 법안의 최종 상태가 나타나는데, ‘소관위심사’라고 되어 있다.
‘의안명’을 한번 클릭하면 상세한 내용이 보이는데, 아랫부분의 ‘위원회 심사’-‘제40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희의록’에서 PDF 파일임을 뜻하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지난 3월21일 회의에서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들이 대화하고 결정한 내용들이 완전히 공개되어 있다.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약칭, ‘성균관 지원법’, 오영훈 전 의원 발의)과 「전통서원의 보존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약칭 ‘전통서원법’, 김형동 의원 발의)이 함께 가장 먼저 논의되었는데, 먼저 정연호 수석전문위원이 지난번에 이상헌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한 검토보고서 내용을 다시 한번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협의 주체의 대상에 성균관의 장과 시장·군수·구청장은 제외하고 시·도 지사와만 협의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기재부에서 (성균관 지원법의 원안 중) 12조·13조·14조 등 예산이 수반되는 조항들에 대해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12조는 ‘연구기관의 설립’이라고 하여 ‘①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방안,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연구기관을 설립하거나 성균관을 연구기관으로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다. ②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연구기관의 설립·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 ③ 그 밖에 연구기관의 설립, 지정 및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13조는 ‘전문인력의 양성’이라고 하여 ‘①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등을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 ②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다. ③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는 자의 교육이나 연구 상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성적증명서나 연구실적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명할 수 있다. ④ 장학금을 지급받고 있는 자 또는 받은 자는 수학이나 연구의 중단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지체 없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⑤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수학이나 연구의 중단, 내용 변경, 실적 저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발생하면 장학금 지급을 중지하거나 반환을 명령할 수 있다. ⑥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장학금 지급 대상자, 장학금 지급 신청, 장학금 지급 중지 또는 반환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14조는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체험관의 설치’라고 하여 ‘①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성균관·향교·서원에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교육하는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체험관(이하 “체험관”이라 한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여야 한다.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체험관을 국민전통교육 및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③그 밖에 체험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되어 있다.
즉 법안의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기관, 전문인력, 체험관은 ‘향후 국가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니 국가재정 및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에서는 법안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이다.
정부측을 대표한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성균관 지원법과 전통서원법 등) 두 개의 법안을 수정 수용하되, 위원회 규모는 원안의 30인에서 20인으로 조정하고 연구기관 설립, 전문인력 양성, 체험관 설치 모두 기재부의 의견을 수용하여 법안에서 삭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의원과 정부 관계자들과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여기서 확인되는 내용들은 ‘여러 가지 계획들을 수립할 때 성균관의 장과 협의해야 한다는 부분을 법안 내용에서 빼겠다’, ‘전통사찰보존법에 근거가 없지만 불교계에 대해서는 불교문화체험관, 전통문화체험관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등이다.
이용호 소위원장은 수정안에 12조·13조·14조가 삭제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성균관 지원법과 전통서원법 원안 대신 통합조정한 대안을 위원회안으로 의결하는데 의의가 없느냐?’고 묻고 ‘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2.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이대로 진행할 것인가?
성균관장이 성균관을 비롯해 전국 향교, 서원에 대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장에서 제외되고, 문체부 등 정부측이 시·도 지사와만 협의하며,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등을 만들어낼 연구기관, 전문인력, 체험관이 모두 없어짐으로써 ‘차(車)와 포(包)를 모두 떼고 시작하는 장기판’이 되어 버린 성균관 지원법은 이대로 진행되어 문체위, 법사위, 본회의를 통과해도 실익이 거의 없는 껍데기가 되어 버렸다.
지금 가결된 수정안의 내용으로 볼 때, 관(官) 주도로 성균관·향교·서원에 대한 내용들이 다루어짐으로써 유림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거나 주도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그런데도 일부 유림들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완전하게 공개되어 있는 이런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오늘도 ‘성균관 지원법이 통과된다’는 소식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국회와 정부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법안 초기 혹은 국회 접수 후 기재부를 대상으로 한 다각도의 설명과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 법안은 아예 그런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다. 정부 예산이 투입될 수 있는 여지를 처음부터 봉쇄함으로써 관련 부처나 국회 입장에서는 ‘뭔가를 도왔다’는 생색을 낼 수 있지만 성균관과 향교, 서원 입장에서는 돌아올 것이 없는 깡통 법안 상태인 것같다’는 반응이다.
3.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부분에 대해 누가 책임지고, 누가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가?
문체위 소위원회에서 수정안 형태로 통과된 법안은 오는 3월29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다른 안건들과 함께 일괄상정되어 통과되며 법사위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로 누더기, 깡통, 껍데기뿐인 법안이 성균관, 향교, 서원은 물론 전통문화에도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상황이 이 정도에 이르렀는데도 손진우 성균관장과 성균관 총무처는 그동안 ‘잘 진행되고 있다’, ‘우리 덕분에 곧 통과된다’, ‘법안만 처리되면 굉장한 액수의 예산을 따오겠다’고 각종 행사에서 큰소리쳤다.
그런데, 정확한 사실은 ‘국가재정과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부가 아예 처음부터 예산이 투입되는 법안의 내용들 모두를 삭제해 주도록 요청했고, 관련 부처인 문체부도 동의했으며, 이러저러한 논의 끝에 국회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의원들도 찬성하여 그렇게 가결되었다’이다.
이제는 ‘차라리 누더기 법안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막아서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폐기 수순을 밟도록 하고, 다시 제대로 된 내용으로 새 법안을 발의해서 처음부터 진행할 것인가’에 대한 전국 유림의 논의가 필요한 모양새다.
한번 잘못 만들어진 법안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수정안을 발의해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하고 현실적인 검토를 통해 과장이나 억지 주장이 아닌, 실제적인 과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