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선생은 예안의 온혜(溫惠, 지금의 도산면 온혜동)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고, 그 마을에서 분가하여 집을 짓고 살았으나, 그 뒤 비로소 토계(兎溪, 또는 土溪, 지금의 도산면 토계동)라는 마을에 정착하여 살면서 자신의 호를 퇴계(退溪)라고 고쳤다. 토계마을에서만 지은 시를 <퇴계잡영>, 도산서당에서 지은 시를 엮은 것을 <도산잡영>이라고 하는데, 이를 합하여 <계산잡영(溪山雜詠)>이라고 한다.
<도산잡영(陶山雜詠)>은 ‘도산(서당)에서 이것저것을 생각나는 대로 시로 읊다’는 뜻으로, 선생 자신이 도산서당에서 거처하면서 직접 읊었던 한시 40제(題), 92수(首)를 모은 시집이다.
이 시들은 퇴계 선생이 57세부터 66세까지 약 10여 년간 도산서당의 안팎에서 지은 것으로 그 어느 책보다 도산서당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선생의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선생은 학문에 있어서 긴수작(緊酬酌, 철학 같은 어려운 학문)과 한수작(閒酬酌, 시문 예술 같은 취미활동)을 모두 강조했고, 예로부터 시작(詩作)의 교과서로 인정받아 온 ‘고문진보(古文眞寶)’를 2백 번 이상 읽고 암송하는 등 그 자신의 시작 향상을 위해 힘썼다.
이 책에는 퇴계 선생이 주변의 사소한 사물까지 깊이 있게 바라보고, 절제된 언어로 은근하게 돌려 표현한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여백의 미학, 한시의 매력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세상의 부귀(富貴)를 뒤로한 채 재야에 묻혀 사는 대유학자(大儒學者)의 관조적 삶의 태도, 소박하고 운치 있는 일상의 노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생존경쟁에 휩쓸린 각박한 삶에 감동과 여유를 전해줄 것이다. 문의/ 연암서가 031)907-3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