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PC 홈화면 북마크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불길 배경 합성사진이 미리보기 이미지로 노출된 사태를 두고, 단순 기술 오류를 넘어 초상권과 명예훼손, 플랫폼 관리 책임을 둘러싼 법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스증권 측은 28일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이 외부 해킹이나 내부 이미지 등록과 무관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정 이용자가 WTS 웹트레이딩시스템 홈화면 내 커뮤니티 서비스에 올린 이미지가 크롬 브라우저의 북마크 과정에서 자동으로 미리보기 이미지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 설명대로라면 토스증권이 문제 이미지를 직접 제작하거나 대표 이미지로 등록한 사안은 아니다. 다만 해킹이 아니었다는 해명만으로 책임 논란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합성사진을 처음 만든 사람, 이를 게시한 이용자, 그리고 해당 이미지가 서비스 외부 화면에서 노출되도록 한 플랫폼 구조가 각각 따져질 수 있다.
우선 법적 책임의 출발점은 합성사진을 처음 제작하고 유포한 사람이다.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식별 가능한 방식으로 합성하고, 이를 조롱이나 혐오의 맥락으로 유통했다면 초상권과 인격권 침해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이미지가 허위 사실을 암시하거나 특정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평가될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여부도 쟁점이 된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두 죄는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이번 사안에서 합성사진이 단순한 정치적 풍자에 그치는지, 아니면 특정 사실을 암시하거나 허위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인격적 평가를 훼손한 것인지는 법적 판단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현직 대통령은 고도의 공적 인물인 만큼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표현 방식이 조롱이나 혐오의 맥락으로 소비되고 특정인의 사회적 평가를 침해하는 수준에 이른다면 명예훼손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다.
초상권 침해 여부도 함께 검토될 수 있다. 대법원은 2004다16280 판결에서 사람은 자신의 얼굴 등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해 함부로 촬영되거나 그림으로 묘사되지 않고, 공표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했다. 이 판례 취지에 따르면 실제 사진이 아니라 합성 이미지라 하더라도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고, 당사자의 동의 없이 공표·유통됐다면 초상권과 인격권 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합성사진을 토스증권 커뮤니티에 올린 이용자의 책임도 별도로 검토될 수 있다. 게시자가 해당 이미지의 성격을 알지 못한 채 단순히 올렸는지, 아니면 조롱성 또는 침해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게시했는지에 따라 법적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원제작자가 아니더라도 문제 이미지를 다시 유통한 행위라면 그 경위와 의도는 책임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과거에도 대통령과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풍자물은 표현의 자유와 인격권 침해 사이에서 논란이 반복돼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풍자 그림 ‘더러운 잠’ 논란, 윤석열 대통령 풍자만화 ‘윤석열차’ 논란은 모두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조롱성 표현의 경계가 쟁점이 된 사례다. 이들 사례는 정치적 풍자가 보호될 수 있더라도 표현 방식과 전시·유통 맥락에 따라 사회적 책임 논란이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안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문제 이미지는 단순히 온라인 게시판 안에 머문 것이 아니라 금융 플랫폼의 화면 구조를 통해 외부 미리보기 이미지로 노출됐다. 토스증권이 직접 해당 이미지를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이용자 게시물이 북마크나 공유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노출되는지 관리할 수 있었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남는다.
웹페이지는 브라우저 북마크나 공유 과정에서 대표 이미지가 자동으로 표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오픈그래프 태그 등 대표 이미지 설정을 통해 의도하지 않은 게시물이 썸네일로 노출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관리 조치가 충분했는지, 커뮤니티 게시물이 서비스 대표 이미지처럼 보이게 된 구조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향후 책임 판단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민사상으로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 검토될 수 있다.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는지가 핵심이다. 토스증권이 문제 이미지를 직접 등록하지 않았더라도, 플랫폼 운영상 예견 가능성과 방지 가능성이 있었다면 관리상 과실 여부가 다투어질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사안은 단순한 이미지 노출 문제를 넘어 금융 플랫폼의 신뢰 문제로 이어진다. 증권사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금융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용자 게시물이 서비스 화면이나 외부 브라우저 기능을 통해 예기치 않게 확산될 수 있다면, 콘텐츠 관리 체계와 화면 노출 구조를 사전에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이번 사안이 해킹이나 고객정보 유출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투자업자가 운영하는 서비스에서 정치적 합성 이미지가 노출됐다는 점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결국 책임은 하나로 단정하기 어렵다. 원제작자는 이미지의 내용과 유포 목적을 기준으로, 게시자는 업로드 경위와 인식 여부를 기준으로, 플랫폼 운영자는 관리 가능성과 방지 조치 여부를 기준으로 각각 판단받게 된다. 법정으로 간다면 쟁점은 누가 만들었고, 누가 올렸으며, 누가 막을 수 있었는가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논어는 “명불정즉언불순”이라 했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조롭지 않다는 뜻이다. 디지털 공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장의 이미지가 누구의 얼굴을 빌렸는지, 어떤 의도로 유통됐는지, 어떤 경로로 확산됐는지를 따지는 일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다.
토스증권 사태는 금융 플랫폼의 편의 기능이 정치적 이미지 유통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기술 오류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미지의 제작과 게시, 노출과 관리의 책임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