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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청소년들, 갓 대신 "책임을 쓰다"

용인특례시가 성년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전통 예법을 통해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 비전홀에서 올해 성년이 된 2007년생 청소년과 외국인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통 성년례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사회에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의례였던 관례(冠禮)와 계례(筓禮)의 정신을 오늘의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박주영 기자 2026. 5. 19.

 

용인특례시가 성년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전통 예법을 통해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는 지난 18일 시청 비전홀에서 올해 성년이 된 2007년생 청소년과 외국인 등 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통 성년례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전통사회에서 성인으로 인정받는 의례였던 관례(冠禮)와 계례(筓禮)의 정신을 오늘의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낸 자리였다.

 

성년의 날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일깨우고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현행 성년의 날은 매년 5월 셋째 월요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 성년례의 뿌리는 유교 의례인 관례에 있다. 관례는 전통사회에서 남성의 성인식에 해당하는 의례로, 상투를 틀고 갓을 씌워 성인으로 대우하는 절차였다. 여성은 쪽을 찌고 비녀를 꽂는 계례를 통해 성년의 의미를 부여받았다.

 

관례는 혼례·상례·제례와 함께 관혼상제의 한 축을 이뤘다. 조선시대에는 『가례』와 『사례편람』 등이 생활 의례의 기준으로 활용되며 관례의 형식과 의미가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

 

이날 참가자들은 전통 의복과 관을 세 차례 바꿔 갖추는 삼가례를 체험했다. 삼가례는 겉모습을 꾸미는 절차가 아니라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단계적으로 새롭게 하는 의식이다.

 

이어 초례도 진행됐다. 초례는 성년이 된 이를 인정하고 축하하는 절차다. 참가자들은 예법에 따라 축하주를 받으며 성년이 권리의 시작이자 책임의 출발이라는 점을 되새겼다.

 

성년 선언서 낭독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성인으로서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는 유교에서 강조하는 수신(修身)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자신을 먼저 바로 세워야 가정과 사회에서도 바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십오이지어학(十五而志於學),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 했다.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고, 서른에 스스로 선다는 뜻이다. 성년례는 그 길목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설 것인지 공동체 앞에 묻고 답하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외국인 참가자의 참여도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 출신 참가자는 “한류를 계기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돼 성년례에 참여했다”며 “한복을 입고 비녀를 꽂으며 전통 의례를 직접 체험해 뜻깊었다”고 말했다.

 

시는 본행사와 별도로 5월 셋째 주 성년 주간인 19일부터 22일까지 지역 내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전통 성년례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이번 성년례는 청소년들에게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예를 통해 몸가짐을 배우고, 공동체 안에서 책임의 의미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갓과 비녀는 옛 형식이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오늘에도 유효하다. 성년은 나이가 차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를 세우고 남과 더불어 살아갈 준비를 갖추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