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기 해남향교 전교
해남향교(전교 임형기)는 지난 22일 8월 삭분향례를 마친 뒤 유림교육 강연을 열고, 석전 제례의 의미와 절차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강좌는 유림으로서 마땅히 알아야 할 전통 의례를 다시 한 번 복기하는 자리로, 특히 올해 새롭게 시임한 장의들에게는 귀중한 배움의 기회가 됐다.
임형기 전교는 강연에서 “석전(釋奠)이란 성현의 위에 제수를 차리고 술과 폐백을 올리는 의식으로, 문묘에서 올리는 석전은 가장 큰 제사라는 뜻에서 ‘석전대제’라 한다”고 설명했다. 석전대제는 국가 중요문화재 제85호로 지정돼 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는 한고조가 곡부에서 처음 공자를 제향한 뒤 후한 시기부터 모든 학교에서 주공을 선성으로, 공자를 선사로 석전을 봉행했다”며 “우리나라 역시 삼국시대 태학 설립과 함께 석전을 봉행했고, 고려 국자감에서는 문묘를 세워 제향을 이어갔다”고 전통의 맥락을 짚었다.
석전은 매년 음력 2월과 8월 상정일(上丁日)에 거행된다. 상정일은 만민을 교화하고 문덕을 기리기에 가장 좋은 날로 여겨진다. 제물은 제사의 성격에 따라 달리 올리는데, 천신에는 피(血), 종묘·사직·문묘에는 날고기(腥), 삼헌제사에는 데친 고기(瀋), 일헌제사에는 익힌 고기(熟)를 바친다. 이는 지극한 공경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현재 해남향교 대성전에는 공자를 비롯해 안자·증자·자사·맹자 등 오성과, 우리나라 선현 18위가 배향돼 있다. 제관의 복장 역시 엄격히 구분된다. 초헌관은 5양관 제복, 아헌관과 종헌관은 각각 4양관과 3양관, 동·서분향관과 집례는 3양관, 대축은 2양관을 착용한다.
의식 절차는 △영신례(迎神禮, 신을 맞이하는 의식)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 △분헌례 △음복례 △망예례 △예필 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참여자는 네 번 절하는 4배를 올리며, 이는 원사제향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원사에서는 두 번 절하는 2배를 올리고, 찬인만 참여하지만 석전에는 알자와 찬인이 함께 한다.
임 전교는 “석전 제례는 단순한 제사가 아니라 성현의 도덕과 학문을 기리고, 오늘의 삶에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뜻이 담겨 있다”며 유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해남향교는 매월 삭·망분향례 후 유림강좌를 열어 유림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와 전통 예법을 배우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외부 강사를 초빙해 특강을 진행하며, 지역 유림들의 학문적 소양과 예절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