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향교(전교 이금호)는 지난 11월18일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면서 명륜당에서 현안사업을 협의한 후 자리를 옮겨 요즈음 찾아보기 드문 향음주례(鄕飮酒禮)를 실시했다.
이날 향음주례 주인(酒人)은 이금호(70세) 전교가 되고, 현임 장의 백정(81세) 수장의를 큰 손님, 현임 장의 가운데 가장 젊은 이민호(51세) 장의를 작은 손님으로 모시고 현임장의 20여 명은 선비문화 향음주례를 실시했다.
문병길 총무수석장의는 향음주례의 역사와 유래를 설명한 후 “우리는 나라에는 충성하고, 어버이에게는 효도하고, 가정에서는 화목하고, 고장에서는 잘 어울리고, 서로 가르쳐 잘못이 있거나 게으름 펴서 욕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는 서시를 낭독했다.
향음주례는 향촌의례로서 언제부터 실시했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1136년(인종14)에 과거제도를 정비하면서 전국적으로 시행했다. 그 고을 관아의 수령이 주인이 되고, 학덕과 연륜이 높은 유학자를 큰 손님으로 모시고, 유생들도 함께 하면서 주인과 큰 손님의 예절바른 주연(酒宴)을 통해 연장자를 존중하고 유덕자를 높이며 효(孝:효도), 제(悌:공손), 목(睦:화목)을 권장하는 예법의 풍속을 일으켰다.
장흥향교 기록에 의하면 장흥부사(府使:종3품직) 조희문(趙希文:1527~1578)은 1566년 9월부터 1568년 3월까지 19개월 동안 봉직하면서 향교에서 심경(心經), 근사록(近思錄) 등을 강의하고 주기적으로 향음주례를 실시해 유학진흥에 힘썼다.
전교 이금호 주인은 건전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배를 제의하면서 “'문림의향'의 전통을 전승하기 위해 선비 아카데미 강좌, 시조교실, 예악(禮樂) 공연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큰 손님으로 선정된 백정 수장의는 “향음주례는 술을 바르게 마시는 예법으로 경건, 절제, 겸양, 배려, 청결, 협동정신, 질서의식, 갑사 등 7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작은 손님 이민호는 “얼핏보면 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생활에 필요한 모든 덕목을 갖추고 있다” 며 “이런 예법을 발굴해 오늘 행사를 실시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고 말했다.
문병길 총무수석장의는 중국 당나라 이태백 시성(詩聖)의 월하독작(月下獨酌) 한시를 낭송해 서로 겸손한 태도로 예절을 지키면서 술잔을 권했고, 선비문화체험을 위해 향토문화자원을 탐방하고 국내외 연수를 확대하는 등 향교 발전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