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헌관과 제집사 기념사진
서산대사 탄신 제505주년(2024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대흥사 표충사 춘계제향)이 4월19일 해남대흥사 경내 서산대사 사당인 표충사(表忠祠)에서 엄숙히 봉행됐다.
국가제향으로 대흥사 표충사 향례인 서산대제는 임진왜란 당시 속세나이 73세의 노령에도 불구하고 8도 도총섭으로 1,500여 명의 의승군과 함께 임진왜란에 참전했던 서산대사의 호국, 구국정신을 기리고자 춘추로 지내는 제례이다.
해남대흥사 표충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해남 대흥사 경내에 위치하며 정조 12년(1788년)에 사액된 사당이다. 전라남도 기념물 19호인 서산대사 영정을 봉안한 사우(祠宇)로 서산대사의 선풍이 대흥사에 뿌리내리게 한 은덕을 추모하고 있다.
호국대성사 서산대제는 조선 정조대왕의 왕명으로 예조와 경양찰방 그리고 장흥, 흥향(고흥), 해남, 진도, 낙안(순천) 등 전라도 5개 고을군수와 합동으로 주관해 매년 봄, 가을에 국가제향으로 봉행해 왔으나 구한말 서원철훼령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명맥이 끊겼었다.
이에 대흥사에서는 정조 조선후기의 서산대제에 관련된 옛 문헌들(대흥사 성보박물관 소장)의 고증을 통해 국가제향의 역사를 복원함으로써 서산대사의 호국충혼의 정신을 선양 계승하고자 하는 제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제향에 대한 예산이 서질 않아 향례를 취소할 처지에서 다행히 해남향교의 주관으로 대흥사와 향례보존회의 협조와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이상훈 전문위원의 지도를 받아 이번 춘계제향을 치를 수 있었다.
이날 제향에는 초헌관에 임형기 해남향교 전교, 아헌관에 안형주 해남경찰서장, 종헌관에 최진석 해남소방서장이 복무했다.
제관으로는 집례(찬자)에 김영종 해남향교유도회 산이면지회장, 대축에 임창길 해남향교유도회 감사, 알자에 손은수 해남향교연산장학회 감사, 찬인에 윤진하 해남향교 청년유도회장, 재랑(봉향)에 윤주연, 축사(봉로)이정석 해남향교 장의, 세작에 문재식 해남향교 장의, 사세에 김진규 해남향교 장의·이병길 향례보존회원, 사준에 김종휘·백형모 향례보존회원 등이 참제했다.
제향은 홀기를 비롯한 진설까지 유교식으로 진행되는데 이는 숭유억불 정책이 극에 달하고 있던 시기 왕명으로 사찰 내에 유교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세우고, 중앙관리를 파견해 서산대사를 기리게 한 것은 오직 구국의 대의만큼은 모두가 인정한 것으로 불교와 유교가 대승적 화합을 이룬 것으로 의미가 깊다.
이날 제향은 알자의 인도로 헌관, 제집사가 내산문안으로 입장해 신위를 향해 재배 올리고 몸가짐을 단정히 도열하면서 제향은 시작됐다.
먼저 하늘에 계신 혼령들이 입을 옷을 바구니에 담아 올리는 예인 전폐례인데, 초헌관이 제단으로 올라가 삼상향을 올려 전폐례를 행한다. 이어 초헌례에서 초헌관이 서산대사를 비롯한 유정스님과, 처영스님 영정과 위패가 놓인 단에 첫 잔을 올리고 다시 서산대사 단 앞에 부복하면 대축이 축문을 읽는다.
이어 안형주 아헌관의 아헌례, 최진석 종헌관의 종헌례를 차례로 봉행하면 이어 초헌관이 나서는 음복례, 철변두, 망료례, 고 예필 순으로 진행됐다.
조선시대 예초, 서산대제는 정5품 예조정랑이 초헌관으로 참제했으며, 찬자(홀기)는 종3품 장흥부사, 대축은 종6품 경양찰방, 알자에는 종6품 흥양현감, 재랑(봉향)에는 종6품 해남현감, 축사(봉로)에 종5품 진도군수, 도예차(찬인)에 종5품 낙안군수가 제관으로 참례했을 만큼 그 규모나 엄숙함이 이를 데가 없었다.
이날 제향에 박지원 국회의원, 손명도 해남부군수, 이성옥 해남군의장, 김성일·박성재 전남도의원, 이기우·민찬혁·민경매 의원 등과 이자영 해남교육장, 박정일 삼산면장, 김문재 해남향교 유도회장을 비롯한 유림과 불자, 사대부중, 그리고 주최한 해남대흥사 법상 주지스님과 보선 회주스님, 미황사 향문스님을 비롯한 말사 주지스님 등 100여 명이 참관해 향례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서 이날 제향 봉행을 통해 서산대사의 정신을 다시 되새겼다.
한편, 서산대사 탄신 제505주년(2025년) 호국대성사 서산대제(대흥사 표충사 춘계제향)를 마치고 바로 이어 법요식이 봉행됐다.
법요식에서 헌다는 보선스님, 월우스님, 법상스님이 나섰으며, 설각스님의 서산대사 행장소개, 법상 주지스님의 인사말, 손명도 부군수·이성옥 군의장의 축사, 보선 회주스님의 법어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