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계절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고민이 깊어진다. “내신 성적은 이미 바꾸기 어렵고, 정시만 바라보자니 모의고사 성적이 불안하다”는 말은 교육 현장에서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하지만 입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많은 학생이 미리 겁을 먹고 포기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준비한다면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전형이 남아 있다. 바로 논술 전형이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머릿속에 채워 넣는 과정이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고, 학생의 내일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과정이다. 입시라는 큰 벽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논술이라는 돌파구를 찾는 태도의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다.
◇ 눈에 보이는 ‘허수’의 공포에서 벗어나라
논술 전형 지원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표면 경쟁률이다. 인기 대학의 경우 50대 1, 100대 1을 넘기도 한다. 시작하기도 전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하지만 입시 현장의 관점에서 보면 이 숫자는 상당 부분 착시다. 수험생은 수시 모집에서 총 6번의 지원 기회를 가진다. 이때 학생부 교과나 종합 전형으로 지원하기 애매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남은 카드를 쓰기 위해 이른바 ‘묻지마 지원’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대로 된 글쓰기 훈련이나 기출문제 분석 없이 지원하는 학생도 많다. 시험 전날 처음으로 대학 홈페이지에서 기출문제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시험장에 오지 않는 결시 인원까지 제외하면 실질 경쟁률은 크게 낮아진다. 최초 경쟁률의 3분의 1, 많게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결국 논술은 막연한 기대만으로 지원한 다수의 허수 속에서, 실제로 준비한 학생들이 경쟁하는 전형이다. 탄탄하게 기본기를 다진 학생에게 높은 경쟁률은 반드시 넘지 못할 장벽이 아니다.
◇ 내신의 굴레를 끊어내는 무대
논술 전형의 큰 장점은 내신 성적의 영향력이 작거나 없는 대학이 많다는 점이다. “내신이 4~5등급인데 인서울 주요 대학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논술 전형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건국대학교, 경희대학교, 한양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 다수의 주요 대학은 논술 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일부 대학은 논술 100% 전형을 운영해 학교생활기록부 반영 없이 평가한다.
논술과 내신을 함께 반영하는 대학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많은 대학이 내신 1등급부터 5등급 또는 6등급까지의 점수 차이를 매우 작게 설정한다. 예를 들어 1000점 만점 기준에서 등급 간 감점이 1~2점 수준에 그치는 방식이다.
이 정도 차이는 논술 답안에서 논리적인 문장 하나를 더 쓰거나, 출제 의도를 조금 더 정확히 짚어내는 것으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내신 때문에 목표 대학을 지나치게 낮추거나 꿈의 크기를 줄일 필요는 없다.
수능 최저학력기준, 생각보다 낮거나 없는 경우도 많다
많은 학생이 논술 전형을 생각할 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최근 대학별 전형을 살펴보면 이 기준 역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완화되는 흐름이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도 있다. 연세대, 한양대, 서울시립대, 광운대, 단국대, 인하대, 아주대 등은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논술 실력 중심으로 합격을 노릴 수 있다. 수능에 대한 압박을 줄이고 논리적 사고력과 답안 작성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도 기준이 지나치게 높지 않은 경우가 많다. ‘2개 영역 등급 합 5~6’ 수준이라면 본인이 강점을 가진 과목을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오히려 수능 최저는 준비가 부족한 경쟁자를 걸러내는 장치가 될 수 있다.
◇ 준비된 학생만이 기회를 잡는다
논술은 운이나 타고난 문장력으로 승부하는 백일장이 아니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평가 기준이 있고, 제시문을 분석해 논리적으로 답안을 구성해야 하는 분명한 시험이다.
다른 학생들이 막연히 어렵다고 포기할 때, 바른 방향으로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꾸준히 훈련한다면 실력은 반드시 쌓인다. 논술은 단기간에 감으로 해결하는 전형이 아니라, 정확한 읽기와 논리적 쓰기를 반복하며 완성해 가는 전형이다.
현재의 성적표가 학생의 모든 미래를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기회를 찾고 도전하는 태도가 오늘을 바꾸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든다.
표면 경쟁률과 내신이라는 장벽에 미리 위축돼 소중한 역전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부터 논술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 치열하게 준비한 학생에게 논술 전형은 분명 합격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현실적인 길이 될 수 있다.
김종두 원장
현 바른에듀케이션 학원 원장
전 압구정 정보학원 논술 팀장
전 학림논술 수석연구원
전 동아일보 이지논술 집필
전 조선일보 맛있는 공부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