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공정한 선거에 성균관의 미래가 달렸다

지난 성균관 임시총회에서는 성균관장 선출규정을 개정했다. 그 개정안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됐고 선거공고도 했다. 성균관의 미래를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을 향한 한 달 간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선거일까지 아무 일 없이 모든 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돼 지난 시절의 갈등과 분열,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염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벌써부터

편집부 2017. 2. 17.

지난 성균관 임시총회에서는 성균관장 선출규정을 개정했다. 그 개정안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도 구성됐고 선거공고도 했다. 성균관의 미래를 결정하는 마지막 순간을 향한 한 달 간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선거일까지 아무 일 없이 모든 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돼 지난 시절의 갈등과 분열,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염려되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벌써부터 개정된 선출규정을 두고 별의별 얘기가 다 나오고있다. 그 중에는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 할 내용도 있다.

우선 성균관장 선출규정에서는 후보자의 첫 번째 자격으로 "유림으로서 성균관과 향교의 석전과 분향에 성실히 참석하여 자격과 덕망을 갖추고 활동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성균관과 향교, 유도회 활동 경력이 있어야 하고 사문(斯文)에 대한 신심(信心)이 돈독해야 함을 후보자의 자격 요건으로 명시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그렇지 않은 인사가 후보자가 돼 문제가 된 적도 있다. 성균관과 향교, 유도회 활동 경력도 없으면서 유림이라 자처하는 이유만으로 후보자로 나섰지만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아 논란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선출규정 상 더 황당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전 규정에서는 후보 등록과 관련하여 "성균관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후보 등록 마감 전날까지 모든 공직(유림관련직책)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사퇴해야 할 유림관련직책의 범위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그런데 개정된 선출규정에서는 유림관련직책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성균관장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후보 등록시에 유림관련직책 사퇴서 사본 및 소속단체의 사퇴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유림관련직책이라 함은 성균관 정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헌장에 표기된 직책을 말한다"고 바꿨다.

전국에는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 외에도 여러 유림단체들이 있고 그 중에는 규모가 상당한 단체들도 제법 된다. 성균관과 향교, 유도회 활동 경력이 전무하면서도 그런 유림단체에서 활동하는 인사가 성균관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개정된 선출규정에 따르면 성균관이나 향교, 유도회에서 활동을 열심히 해 주요 직책을 맡고 있는 후보자는 그 직책을 사퇴해야 하는 반면, 성균관이나 향교, 유도회와 관련 없는 유림단체에서 할동하는 후보자는 그 직책을 사퇴하지 않고 자신이 속한 단체의 직함과 조직을 이용해 선거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성균관장을 선출하는 일인데도 정작 성균관과 향교, 유도회에서 성실히 활동한 후보자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공정한 선거는 부편부당한 선거 관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후보 진영으로부터 형평성을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선출 규정의 미비점 때문에 후보 등록에서부터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 살펴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