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특히 조직 속에서는 권력에 대한 암투와 권모술수가 난무해 더욱 복잡한 일들이 발생한다. 최근 중앙의 유림단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불과 몇 사람에 의해 유림사회는 온통 상처를 입었고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눈만 뜨면 소송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오고, 누가 승소했다거나 패소했다는 이야기만 무성했다. 아무리 듣기 좋은 말도 한두 번이라고 한다.
유림사회는 지난 수년 동안 듣기 싫고 보기 싫은 일들 때문에 두통에 시달려 왔다. 이것이 유림의 집단인가? 이것이 성균관인가? 여기저기 들리는 목소리는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집중됐다.
이제 모든 유림이 지치고 말았다. 더 이상 분란이 오래 지속되면 스스로 자멸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금번 성균관장 선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세 명의 후보 가운데 한 후보가 3분의 2 이상의 득표를 한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유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모든 소송을 해소하라는 유림의 엄중한 목소리였다.
어떤 일을 하다보면 잘못된 경우가 있고,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사람도 있다.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결점을 바로잡으려고 법이라는 수단만 활용하면 많은 부작용이 따른다. 법으로 이겼다 한들 결국 큰 부분에 손실이 오기 때문이다.
교각살우(矯角殺牛)라는 말을 기억하자. 소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말로, 결점이나 흠을 고치려다 수단이 지나쳐 도리어 일을 그르친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도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다.
성균관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바로잡는 일도 정당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잡아야 될 일은 있는데 바로잡겠다는 이가 정당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만 되풀이될 뿐이다. 수년 동안 유림사회는 이러한 일로 시간을 보냈고 유림의 명예는 실추되고 말았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일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그 동안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었고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오히려 분란만 키웠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유림의 혼란과 명예 실추, 불신과 분열만 남고 말았다. 그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연작초당(燕雀草堂)이라는 말도 있다. 집이 불타고 있는데 깃들어 살고 있는 참새와 제비는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재잘거리며 새끼 건사하는 데만 정신을 쏟고 있다는 고사다. 지금 성균관의 상황이 바로 이와 같다.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고 마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을 법의 힘만으로 처리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자기 성찰도 못하고 자율적 운영도 불가능한 조직으로 전락하고 말 것인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모두가 유림다운 모습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유림사회의 문제는 유림이 해결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의 힘에만 의존하는 조직은 발전할 수 없다. 교각살우의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진정한 유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