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수 성균관청년유도회 전남도본부 사업부회장, 유교신문 해남향교 주재기자
전남 해남군에는 유교에서 주창하는 인·의·예·지·신에 부합하는 한 여인의 역사를 품은 곳이 있다.
사랑하는 남자이지만 나라가 먼저였던 여인, 구국의 여인이었던 어란의 이야기가 깃든 곳은 송지면 어란마을이다.
본 기자가 14년 전 어란마을(어란진)을 찾아 발굴했던 특종기사 “해남 '어란 여인' 본격 '조명'”을 작성하며 만났던 분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승룡 옹이었다.
당시 박 옹은 구국의 여인으로,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133척의 왜선을 물리치며 세계해전사에 길이 남은 명량대첩에 있어 또 하나의 승전요인이라는 ‘어란 여인’에 대한 발굴 작업을 한창하고 계셨다.
박 옹은 ‘어란 여인’의 발굴과 관련해 “뜻이 있으면 길이 있고, 길이 있으면 통할 수 있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우리의 향토를 자랑스런 명승지로 육성하는데 우리 모두의 힘을 경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착상과 구상을 바탕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게 명량해전 승리의 꽃다발을 안겨준 일등공신, 나라를 사랑하지만 의를 지키며 목숨을 버린, 어란 여인의 애국정신을 선양하고 이를 우리 지역의 또 하나의 문화콘텐츠화하여 우리 지역 역사와 문화발전에 이바지하자는 게 결론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9월5일 오후 명량해전 뒤에 숨겨진 또 하나의 이야기를 나누며 어란진과 어란 여인을 조명하는 ‘제6회 어란진성 문화축제’가 어란진항 특설무대에서 열렸는데 이 행사에는 금귀월래를 한 해남·완도·진도가 지역구인 박지원 국회의원, 명현관 해남군수, 이성옥 해남군의장, 박성재·김성일 도의원, 김영환 해남군의회 부의장, 박상정·민경매·박종부·민찬혁·이기우 군의원 및 지역민, 관광객들이 함께하며 풍어제, 기념식, 어란 여인 가요제, 어구보관 창고 준공식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성대하게 진행됐다.
명현관 군수는 "어란진항은 해남 유일한 국가어항으로 앞으로 농어촌수도 해남에 맞는 수산업 거점 어항으로 발돔음하고 스마트한 해양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의원은 "어란과 어불도에 447억의 예산이 투입되니 상전벽해이고 축제이다. 지난 2년간 김 풍작을 금년에도 이어가길 기원한다"고 축사에 갈음했다.
한편, 땅끝 해남의 어란(진)을 세상에 알렸던 고 박승룡 옹은 당시 본 기자에게 '어란을 생각하며 시 한수를 곁들인다'며 당신이 찾아낸 어란여인을 그린 책 '사와무라 하지만다로의 유고집'의 시를 들려줬다.
매봉에 초생 달이 떠오른다./
울돌목 격량 소리 들리는 가매섬에/
어란의 노래가 메아리 치네.
끊어 오른 분노일랑/
바다 위에 던져 놓고/
임의 입맞춤은 오직 조국뿐/
불타는 정열 외로운 휴머니즘/
어이 헛되랴, 어리 헛되랴.
흐르는 바닷물은 길이길이 흐르나니/
파도치는 물결위에/
아! 청순한 난의 향기/
흘러라 흘러라 빨갛게 떠 흘러라.
달마의 모종소리 은은도 한데/
임을 향한 찬송은 온 누리 흔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