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 분당/잠실 인지심리센터 소장은 아동 언어 발달에서의 부모 역할을 강조한다.
만 6세에서 10세 사이의 아동은 언어 발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다. 연구에 따르면 아동은 6세 무렵 약 1만 개의 단어를 이해하며, 10세가 되면 무려 4만 개의 어휘를 습득한다. 단어 수뿐 아니라 말 속 뉘앙스나 숨어 있는 의미까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장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어휘력 황금기’ 또는 ‘언어 발달의 황금기’라 부른다.
◆ 소리 변별 능력, 언어 성장의 핵심
언어 발달의 기초는 소리 구별 능력, 즉 음운인식(phonological awareness)에 있다. 아기는 초기에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말소리를 구별할 수 있지만, 성장하며 모국어에 필요한 소리에만 민감도가 집중된다. 이 때문에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은 성인이 되면 영어 발음 중 ‘p’와 ‘f’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발음을 정확히 습득하는 데에도 이러한 민감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린 시절 다양한 소리와 억양에 노출된 아이들은 이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데에도 훨씬 유리하게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화만으로도 쑥쑥 자라는 어휘력
초등 저학년의 어휘 증가는 억지 학습보다 일상 속 대화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부모와의 대화는 물론, 뉴스나 어른들의 대화에서 접하는 표현 역시 아이에게 강력한 자극이 된다. 아이들은 문맥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추론하고, 이를 통해 상위언어능력(meta-linguistic awareness)을 키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뉴스 속 어려운 한자어나 정책 용어도 맥락을 통해 의미를 유추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애니메이션부터 시사뉴스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언어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어휘 발달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 지능검사로 보는 언어 이해 발달
웩슬러 지능검사(K-WISC-V)는 아동의 지능을 언어이해, 시공간, 유동추론, 작업기억, 처리속도 등 다섯 영역으로 측정한다. 이 가운데 언어이해 영역은 후천적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검사 항목에는 어휘력 평가뿐 아니라 사물 간 공통점 찾기, 사회적 맥락 이해 능력 등도 포함된다. 전문가들은 지능검사 점수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이해력, 청각기억력, 처리속도 등 세부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아이의 학습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할 것을 권한다.
*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일상 속 습관 3가지
1) 아이에게 단어를 하나씩 가르치는 방식보다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눠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2) 가정 내에서도 어려운 표현을 피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어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표현력이 함께 성장한다.
3) 일상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동화책, 동요(음악), 학습 프로그램 등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서 언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창구를 확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어휘력 발달을 돕는다.
아이의 언어 발달은 후천적 환경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언어 치료-발달 관련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부모가 일상에서 풍부한 대화와 다양한 언어 자극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언어 발달 과정에서 특히 어휘력 황금기인 만 6~10세에는 부모의 작은 대화 습관이 아이의 언어능력과 사고력 성장에 결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도움말 : 이슬기 수인재두뇌과학 분당/잠실 인지심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