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로효친사상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로사상이 사회적인 이슈가 될 때면 정부나 국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효도를 외치는 소리가 자못 드높아진다.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과거의 예로 보아 일단 이슈가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두 조용해진다. 경로효친의 사회규범은 우리의 미풍양속으로서 앞으로 길이 계승·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효경에 기록된 공자님의 말씀을 통해서 참뜻을 되새겨 보기로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부자의 도리는 하늘의 성품이요. 군자의 의리이다. 부모가 나를 낳으셨으니 대를 잇는 것이 이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임금과 부모로 임하시니 그 은혜가 이보다 더 두려운 것이 없다. 제 부모를 사랑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덕에 어긋났다고 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덕에 어긋났다고 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자를 예에 어긋났다고 한다”라고 하셨다.
또한 말씀하시기를 “효자가 부모를 섬기는데 있어서 보통 거처할 때에는 그 공경하는 마음을 다하고, 봉양하는 데에는 부모가 즐거워하도록 하고, 부모가 병이 있으면 몹시 근심하고 또 돌아가시는 슬픔을 다하고, 제사 지내는데 엄숙함을 다하는 것이니, 이러한 다섯 가지가 갖추어진 뒤에라야 부모를 잘 섬겼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자식된 자는 진실로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서 부모를 섬기는 도리를 잊지 않고 언제나 그 공경하는 마음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부모를 봉양하고 부모는 즐거워하고 병을 앓을 때 근심하고 상사를 당했을 때 슬퍼하고 제사를 지낼 때 엄숙히 한다. 이 다섯 가지 일 중 한 가지라도 갖추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이는 부모를 올바르게 섬긴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니 여기에는 모든 것이 이 공경을 근본으로 해야 한다고 하신 것이다.
공자께서는 또 “효자는 윗자리에 있어도 교만하지 않으며 남의 밑에 있어도 어지럽지 않으며 더러운 곳에 있어도 다투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효자가 부모를 섬기는 데는 남의 윗자리에 있어도 마땅히 공경하는 마음으로 아랫사람들에게 엄하고 조금도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남의 아랫자리에 있다 해도 마땅히 공경하고 삼가는 마음으로 윗사람을 섬기고 조금도 어지러운 것을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자기 몸이 추하고 못난 무리들 틈에 끼어있다 하더라도 서로 다투지 말고 화순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남의 윗자리에 있는 자가 교만하면 올바른 도리를 잃어 마침내 망하게 될 것이고, 아랫자리에 있다 해서 어지러움을 피운다면 급기야 형벌을 면할 길이 없게 되고, 더러운 무리 틈에 끼어 있다 해서 동료들과 다투면 마침내는 난리를 일으키게 된다. 이상 세 가지를 없애지 않으면 마침내 망하고 형별을 받고 난리를 일으키는 일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제 아무리 봉양을 극진히 한다 해도 부모가 어찌 편한 마음으로 봉양을 받을 수 있을까. 때문에 이는 커다란 불효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하루는 증자가 공자께 물었다.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고 평안하게 해드리고 이름을 드날리는 것이 효라는 것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아비의 명령을 따르기만 하는 것이 가히 효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에 공자께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그 무슨 말이냐. 옛날 천자는 다투는 신하 7명이 있으면 비로 자기 자신에 도가 없더라도 그 천하를 잃지 않을 것이요, 제후는 다투는 신하 5명을 두면 비록 자기 자신에 도가 없더라도 나라를 잃지 않을 것이요, 대부는 다투는 신하 3명을 두면 자기 자신에 도가 없더라도 자신의 집을 잃지 않을 것이며, 선비에게 다투는 벗이 있으면 자기 몸에서 아름다운 이름이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비에게 다투는 자식이 있다면 결코 불의에 빠지지 않기 때문에 만일 아비가 불의한 일을 했을 때 자식으로써 다투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불의한 일이 있을때 다투어야 하는 것이니 아비의 본부대로만 따른다면 어찌 효도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했다.
아비가 그르다는 것을 알면서 그대로 순종한다면 이것은 아비를 불의로 몰아넣어 올바르게 섬기는 도리가 아니다. 따라서 중자의 물음에 공자는 거듭해서 “그 무슨 말이냐”라고 하며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는 소신을 밝혔다. 부모를 섬기되 여러번 간해도 뜻을 쫓지 않거든 더욱 공경하고 효도해서 부모가 기뻐하거든 정성을 다해서 또다시 간하여 부모를 감동시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 자식된 도리라 했다. 옳지 않는 일을 당하면 자식으로 신하로서 임금에게 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공자께서 여기에 아비와 자식이 먼저 말하고 임금과 신하를 뒤에 말한 것은 그 뜻이 깊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가 바뀌었다고 해서 효 사상이 변질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우선 효를 실천해야 한다.
청송 임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