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독자기고 : 향음주례 예법에 대하여

향음주례가 끝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원주향교(전교 원승규)는 지난 10월25일 조선시대 강원도의 수부도시였던 강원 감영에서 많은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잊혔던 향음주례를 시연했다. 이동명 장의가 집례를 맡아 자세한 설명을 해 참석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했고 행사가 끝난 후 손님들에게 술대접을 하여 ‘향음주례’의 의의를 더욱 뜻 깊게 했다. 다소 시간이 많이

편집부 2014. 10. 29.

 

향음주례가 끝나고 인사를 하고 있다.

 


 

원주향교(전교 원승규)는 지난 10월25일 조선시대 강원도의 수부도시였던 강원 감영에서 많은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잊혔던 향음주례를 시연했다.

 

이동명 장의가 집례를 맡아 자세한 설명을 해 참석한 사람들이 쉽게 이해했고 행사가 끝난 후 손님들에게 술대접을 하여 ‘향음주례’의 의의를 더욱 뜻 깊게 했다.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지만 술 마시는 예절이 점점 문란해져 가고 있는 요즘 모든 사람이 알아둘 필요가 있기에 더욱 돋보였다.

 

향음주례의 주인이 대문 밖에서 손님을 맞이한 다음 집안으로 들어와 지위가 높은 손님에게 술을 대접하면 그 손님은 주인에게 술을 권하고 주인은 차츰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술을 대접한 후 배웅 하는 순서이다.

 

‘향음주례’란 옛날 한성부 도·주·부·군·현에서 음력10월의 좋은날을 택해 고을의 유생들이 향교나 서원에 모여 예의와 절차를 지키며 술을 마시던 잔치를 말한다. 중국 명나라 태조는 향음주례 조직을 상세히 규정하여 나이 많은 사대부를 거느리고 학교에서 행했으며 민간의 이사(里社)에서도 100호를 단위로 하여 이장이 주관해 계절마다 행했다.

 

우리나라에서의 향음주례는 각 고을 수령이 주인이 되어 나이가 많고 덕이 있으며 재주와 행실을 갖춘 사람을 주빈으로 삼고 그 밖의 유생을 빈으로 하여 예절을 지키며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술을 통하여 다함께 배웠다. 원로 어른들을 모시고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어른을 존중하고 노인을 봉양하며 학덕 높은 이를 존경하는 효제의 행실을 배울 수 있었다. 이는 곧 향촌사회에서 지식층에 베푸는 주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고려 인종 때인 1136년에는 과거제도를 정비하면서 여러 주의 공사(貢士:과거를 볼만한 자격자로 지방에서 천거되어 중앙으로 올라가던 사람)를 중앙에 보낼 때 향음주례를 행하도록 규정한 일도 있었다.

 

향음주례의 예법은 손님맞이하기, 술 접대하기, 배웅하기 등이 있다. 중간 중간 서로 간에 절을 하며 예를 갖추는 절차와 횟수가 복잡하다. 반계 유형원 선생은 번거롭다고 말하는 것은 ‘게으름’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게을러서 지나치게 간략한 일에만 익숙하기 때문에 이를 행하기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요즈음의 술은 어떻게 마시면 좋을까?

 

술자리의 상석은 방 아랫목이나 벽을 등지고 출입문을 바라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술은 가장지위가 높거나 나이가 많은 윗사람에게 먼저 따라드린다. 친구나 동료 또는 아랫사람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에게는 두 손으로 따르되 왼손을 오른팔 아래에 대고 따르는 것이 무난하며 반드시 오른손을 사용하여 따른다.

 

어른에게 술을 드릴 때는 무릎을 꿇고 앉아 먼저 두 손으로 잔을 받쳐서 드린 다음 술병을 들어 공손히 따르되 술잔과 술병목이 부딪치는 소리가나지 않게 한다. 남의 빈 잔을 먼저 채우는 것이 좋으나 내가 먼저 잔을 받을 경우는 상대가 병을 상에 놓기 전에 내가 병을 잡아 상대에게 따르는 것이 예의이며 술은 가득 채워야 한다.

 

상대방이 술을 권하면 가급적 받아 마시는 것이 예의이고 또한 무리하게 권하지 않는 것도 예의이다. 어른이 주는 술잔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받으며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한 다음 돌아앉거나 상체를 옆으로 돌려 마신다. 술이 약한 자라도 처음부터 거절하는 것은 실례이므로 ‘조금만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약간만 받고 굳이 권할 때는 입술만 적셔도 된다. 어른이 술을 따를 때 술이 넘친다고 잔을 들어 올리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어른과 마실 때 윗사람에게 먼저 술을 돌리는 것은 실례일 수 있다. 요즘은 위생적인 면이 있어 ‘한잔 올릴까요’하고 승낙을 얻어 술잔을 올리는 것이 현대적 예의이다. 먼저 술을 받았으면 반드시 술잔을 되돌려 권하고 상대가 사양하면 굳이 권하지 않아도 된다. 축배를 할 때는 잔을 들고 있는 것이 보통이며 어른에게 잔을 부딪칠 때는 낮게 하여 부딪치는데 이는 자신을 낮춘다는 의미이다.

 

강원 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