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지도자라면 누구보다도 유교적이어야 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직책을 내려놓고 반구저기(反求諸己)하는 것이 유림으로 자처하는 자의 최소한의 도리다.
유교의 가르침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람답게 살라는 것이고, 사람답게 사는 원칙은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권리를 빼앗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교에서 전하는 정명(正名)의 가르침이다.
최근 경남향교재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유교적이고 부도덕한 행태에 진주향교 유림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혹시 다른 향교에도 이와 유사한 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되어 신문고를 울리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
필자는 지난해 특별기고로 ‘진주유림 모독하는 경남향교재단 이사장’이라는 제호의 글을 올린 바 있다.
진주향교의 소유 재산인 여관 건물을 원로회의와 장의회의를 거쳐 경남향교재단에 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뚜렷한 사유 없이 6개월이 넘도록 처리해 주지 않아 각종 민원 등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주유림들이 더욱 분개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은 경남향교재단 이사장이 진주향교를 출입하는 인사라는 점이었다.
진주향교의 일이 자신의 뜻대로 돌아가지 않자 향교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못하고 벌이는 이 같은 처사에 진주유림들은 결국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진주향교는 지난해 12월19일 향교재산 처분을 고의로 방해하고 진주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진주향교 원로 직에 있던 경남향교재단 이사장을 정관위반으로 제명 처분한 바 있다.
유림으로서 이런 정도의 상황에 이르렀다면 앞서 얘기했듯이 그 직책을 내려놓고 반구저기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향교재단 이사장의 직위를 이용해 향교에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어 파문이 더 커지고 있다.
향교의 재산을 관리함에 있어 과거에는 진주향교 단독명의 혹은 진주향교와 경남향교재단 공동명의로 예금하고 인장도 공동으로 찍어 관리해 왔다. 하지만 근래에는 진주향교의 재산인데도 진주향교에는 통보도 없이 경남향교재단 단독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마치 경남향교재단의 재산인양 예금 처리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진주향교의 재산을 진주향교의 동의 없이 언제든지 마음대로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해 놓은 것인데, 이는 향교재산 보호는커녕 다른 무슨 저의가 있지나 않은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향교재산을 관리 감독하고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사적 감정으로 향교의 일처리를 방해하고 향교재산을 제멋대로 처리하고자 한다면 누가 향교재산을 맡기겠는가.
공자께서는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부모는 부모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고 말씀하셨다. 정명의 가르침을 대표하는 공자의 말씀이다. 향교재단 이사장답게 본연의 의무를 다해 더 이상 분란이 커지지 않게 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