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泮中時論>‘가족 호칭 성차별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최영갑(성균관대 겸임교수) 최근 가족 사이의 호칭에 대해 성차별이란 주장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결혼 후 성별에 따른 전통 가족 호칭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여가부는 지난 1월28일부터 2월22일까지 4주에 걸쳐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조사에서는 '성 비대칭적 가족 호칭'이

최영갑 2019. 2. 1.

 

최영갑(성균관대 겸임교수)

 


 

최근 가족 사이의 호칭에 대해 성차별이란 주장이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부터 결혼 후 성별에 따른 전통 가족 호칭 문제 개선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여가부는 지난 1월28일부터 2월22일까지 4주에 걸쳐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조사에서는 '성 비대칭적 가족 호칭'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호칭이 무엇인가? 나와 상대방의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다. 자식이 부모를 부를 때도 거기에 합당한 호칭을 사용하듯이 남편과 아내의 가족에게도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난 해 여름에도 어느 방송사와 이 문제로 인터뷰를 했고 분명히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그런데 또 다시 불거지면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어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는 전통이면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전통은 버려야 할 유산이고 고리타분한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이런 일이 자주 등장한다. 우수한 전통을 잘 보존하고 지키는 것이 선진국의 장점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함이 여기에 있다.

 

둘째는 어원을 잘 모르고 남녀평등만 생각하는 우매함이다. 결혼한 사람이 남편의 남자 형제에게 도련님이라는 용어가 높임말이라고 해서 불편하다고 하는데, 남편의 동생 가운데는 아내보다 나이 어린 동생만이 아니라 나이 많은 동생도 있다.

 

게다가 도련님은 ‘도령’이라는 말에서 유래하는데, 총각을 대접해서 부르는 호칭이다. 따라서 사돈댁 어린 총각을 사돈총각, 사돈도령, 사돈도련님 등의 말도 사용했다.

 

그리고 시댁이든 친정이든 부모에게는 모두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하자고 하는데, 길 가는 나이 많은 남자나 여자들에게도 이렇게 불러야 하겠는가. 미국식 호칭이 우리 사회에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세 번째는 잘못된 다양한 가족의 호칭을 알지 못하면서 편리함만 추구하고자 하는 인식이 문제다.

 

지금 논란은 결혼한 두 남녀의 가족 호칭에만 한정되지만 실제 가족의 범위를 살펴보면 더욱 복잡한 용어들이 많다.

 

그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물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글식 표현으로 모두 바꾸려고 시도하거나, 알지 못하는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호칭이나 지칭은 타인과 나의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고, 그 관계는 나가봐도 쉽게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계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성차별 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본질을 망각한 논리다.

 

우리 조상들이 여성들에게 차별적 성향만 있다고 주장하는 어리석음이 담겨 있는 논란이기에 매우 씁쓸한 생각이 들 뿐이다.

 

게다가 여성가족부가 이런 문제를 앞장서서 선동하고 있다는 점도 유감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국민들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성차별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심심하면 전통을 들먹이거나 유교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유교 단체나 유림들은 이에 대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아무 말도 없이 침묵만 지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림이 침묵하는 사이에 우리나라는 잘못된 서양 문화 일색으로 물들 것이고, 유교가 나라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 것이다.

 

반듯한 선비가 지켜온 우리의 우수한 전통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소중하게 지켜온 존중과 공경, 조화와 예의문화가 말도 안 되는 논란으로 상처가 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