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특별기고 - 삼가 임옥균 선생의 명복을 빈다

박민희 / 동래향교 원로 “…然而無有乎爾, 則亦無有乎爾!” “…그런데도 가지고 있는 것이 없을 뿐이니, 그렇다면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이 없을 뿐이겠구나!” 나는 선생께서 여러 해 동안 유교신문에 연재해 온 ‘文法으로 보는 『孟子』’ 의 마지막 대목을 읽고 있었다. 끝에 굵은 활자로 선생께서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별세하셨다는 기사를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박민희 2019. 2. 26.

박민희 / 동래향교 원로

 

“…然而無有乎爾, 則亦無有乎爾!”

“…그런데도 가지고 있는 것이 없을 뿐이니, 그렇다면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이 없을 뿐이겠구나!”

나는 선생께서 여러 해 동안 유교신문에 연재해 온 ‘文法으로 보는 『孟子』’ 의 마지막 대목을 읽고 있었다. 끝에 굵은 활자로 선생께서는 이미 지난해 12월에 별세하셨다는 기사를 보자 가슴이 뭉클했다. 투병 중에도 병상에서 자녀의 도움을 받아 이번호 원고까지 미리 보내주셨다는 대목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향교에 출입하면서 ‘예절’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실천예절지도사’ 자격을 취득하고, 나름대로 가르치기도 했다. 성인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유림이라면, 경전을 익혀야 하고, 경전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한문을 알아야 했기에, 한자급수 ‘공인 사범’ 자격을 취득하고, 한자·한문 전문 지도사 과정의 ‘공인 지도사 2급’에서 ‘공인 훈장 1급’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꽤나 한문 공부를 했어도, 한문 문법에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유교신문에서 위의 연재 기사를 보게 되었다. 처음부터 신문을 오려서 비닐 바인더에 끼우기 시작한 스크랩북이 다섯 권이다. 향교에서의 단체 신문구독이 끊기자 개인구독 신청을 하면서 그 동안에 받아보지 못한 신문을 함께 보내주기를 부탁해서 다행히 한 부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공부할 수 있었다. 자격시험 과정에서 공부한 경전을 함께 두고, 사전을 뒤져가며 줄치고, 색칠하며 숙독을 했다. 아직도 모자람을 부인할 수 없어, 다음에는 ‘논어’를 연재해 줄 것을 건의하려던 참이었다.

그 동안 각종 회의, 행사, 교육 등으로 성균관을 드나들면서 선생을 한 번도 찾아뵙지 못한 것이 무척 한스럽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더니 그런 탓인지 타자를 치면서도 자꾸만 눈물이 난다.

위 문장의 앞부분에서, 요순(堯舜)으로부터 공자(孔子)에 이르기까지 ‘그것을 보고서 안(見而知之)’ 분도 계셨고, 탕왕(湯王)·문왕(文王)·공자(孔子) 같은 분은 ‘그것을 듣고서 아셨다(聞而知之)’고 한다. 보고도 모르면 배워서라도 알고 실천하는 것이, 선비라고 자처하는 유림이 아니겠는가 싶다. 선현들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가며, 남은 생을 좀 더 선비답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선생께서는 생의 마지막까지도 많은 학식과 교훈을 남겨주셨다. 거듭 선생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