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독자기고 : 風化에 대한 考察

진천향교 대성전에 봉심을 마치고 출문하다가 문득 풍화루(風化樓)를 바라보게 되었다. 언제인가 춘기석전에 관내 광혜원중고교학생이 동참한 일이 있었는데 일행 중 한 학생이 나에게 풍화루가 뭐냐고 질문을 하였다. 이때 나는 무엇이라고 대답을 할지 망설이다가 생각나는 대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 일이 있다. ‘風’이란 글자그대로 바람 풍자다. 바람이 불면 산천초목이

편집부 2013. 11. 2.

진천향교 대성전에 봉심을 마치고 출문하다가 문득 풍화루(風化樓)를 바라보게 되었다. 언제인가 춘기석전에 관내 광혜원중고교학생이 동참한 일이 있었는데 일행 중 한 학생이 나에게 풍화루가 뭐냐고 질문을 하였다. 이때 나는 무엇이라고 대답을 할지 망설이다가 생각나는 대로 다음과 같이 설명한 일이 있다.

 ‘風’이란 글자그대로 바람 풍자다. 바람이 불면 산천초목이 움직인다. 즉 고요히 잠들어 있는 것을 바람이 흔들어 깨운다는 뜻이 있는 것이고 ‘化’라는 것도 역시 잘못 길들여진 것을 바르게 변화한다는 것인데 동유(童幼)의 어리석음과 세속에 잘못된 풍습을 떨쳐 깨워서 올바른 풍속(風俗)으로 교화(敎化) 한다는 뜻이니 향교라 하는 것은 교육의 장소임으로 ‘風化’라는 말도 역시 교육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대답을 하고도 진실로 정답을 하였는지 질정이 들지 않아 오랫동안 번민을 하였다. 정확한 고증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주문공이 편찬한 소학서를 뒤척이다가 ‘風化’라는 단어를 접하였다 즉 서제말미에 ‘以爲此書.授之童蒙. 資其講習. 庶幾有補於風化之萬一云爾’라 하였다. 즉 ‘주자가 이 소학서를 만들어서 어린이들에게 주어서 강습하는 자료로 삼게 하노니 거의 풍속이 변화 하는데 만분에 일이라도 도움이 있으리라’라는 글이다.

또한 註(주)에 이르기를 바람으로써 움직이고(風以動之) 가르침으로써 변화시킨다(敎以化之)라 하였다. 이로써 볼 때 동유의 몽매함과 세속에 잘못된 풍습을 올바르게 깨우쳐 교화한다는 말을 풍화의 두 글자로 표현한 것이다. 결국 내가 학생들에게 설명한 것이 망발은 아니로구나 하고 자위하게 되었다.

우리 유림 중에서 혹시 풍화라는 두 글자를 누가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 할까 망설이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 이상과 같이 두서없이 몇 글자 적어보았다. 향교에 출입한다고 하면서 ‘風化’가 무엇인지 출전이 어디인지를 모른다면 자신과 타인을 기롱하는 게 아닌가?

정훈택(진천향교 의전장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