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TV에서 보았던 청소년 드라마가 생각난다. 짓궂은 중학생이 갓 부임해 온 선생님을 골탕 먹이려고 생물시간에 희귀한 새 한 마리를 내보이며 물었다. “선생님, 이 새는 무슨 새이고, 어느 지방에서 살지요?”그러나 선생님은 답변을 하지 못하고 얼굴만 홍당무가 되었다. 그러자 난처해하는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던 학생들은 한바탕 웃음판을 만들었다.
집에 돌아온 학생은 그 일을 자랑이라도 하듯 생물학 교수인 그의 아버지에게 학교에서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들었던 일을 설명하면서 아버지는 아느냐고 대답을 재촉했다. “너의 선생님조차 잘 모르는 새 이름을 낸들 알 수 있느냐? 네가 알아서 나에게도 일러주지 않겠니?”하고 새에 대해서는 대꾸를 안 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봉함된 편지 한 통을 아들에게 주면서 생물선생님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그 내용은 아들의 당돌하고 무례한 짓을 용서하여 달라는 말과 그런 경우 답변을 어떻게 하는 것이 교사의 권위를 세우면서 학생들에게도 실망을 주지 않는가를 친절히 설명했다. 그리고 새 이름은 ○○로 ○○지방에 서식하는 새이니 자기 아들에게 직접 일러주라는 것 등을 적은 것이다. 그 아버지는 생물학 전문 교수이지만은 교사의 권위를 세워주고 아들을 위하여 선생님을 존경하는 태도를 직접 보여 준 것이다.
영국의 교사는 학생 앞에서 신성불가침의 존재이다. 그러기에 황제 앞에서도 모자를 벗지 않은 어느 고등학교 교장의 이야기가 미담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어느 날 학교를 방문한 황제를 모자를 쓰고 교내 순시를 안내한 학교장은 교문 밖에 나와서야 모자를 벗고 허리를 굽혔다. 폐하 소신이 무례하였음을 용서하시옵소서. 학생들에게 학교에서는 교장보다 더 높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저지른 무례이오니 통촉하시옵소서.” 이처럼 교사의 권위는 적어도 학생들 앞에서는 황제조차도 지켜 주어야 되는 것이다.
이처럼 스승은 어렵게 대하고 존경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스승은 단순한 지식전달자로, 심지어 근로자로 취급하는 등 전통적인 가치관이 혼란스럽게 되었다. 학생이 스승을 폭행하는가하면, 선생이 조금 꾸짖었다고 경찰에 고발하고, 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학생들 앞에서 야만적인 행패를 서슴지 않는 세상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에머슨은 “제자가 스승을 우습게 여기는 교권 없는 학원에서는 진정한 교육은 이루어질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일 이상으로 소중한 것이 있겠는가? 교사의 권위는 황제를 비롯한 누구에 의해서도 침해되어서는 안 되도록 보호되고 또 존경받도록, 학생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가 노력해야 참다운 교육이 이루어진다.
朴鍾德 (전 성균관 부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