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재/성균관유도회 충주지부 회장
2021년도 성균관유도회충주지부에서는 유도회원과 시민을 위해 ‘관혼상제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씩 총 19회의 강좌를 열었다. 필자가 교재를 직접 써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잘못 변질되어가고 있는 관혼상제를 바로잡아야한다고 주장할 때는 수강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강좌를 개설했던 이유는 유교의 전통으로 오랜 세월 생활 속의 전통문화로 이어져오고 있는 관혼상제가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이상하게 변질되어 가고 있는데도 정부는 물론 유림단체에서도 수수방관하고 있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고 있음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시도했던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자신의 아이 돌잔치는 예전의 나이 드신 어른의 회갑잔치보다 거창하게 하기 위해 전문이벤트홀을 빌리고 손님을 초대하여 크게 하면서 인간이 누구나 겪게 되는 관혼상제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하였다.
관혼상제 중 성년이 되는 의식인 관례(冠禮)는 단발령 이후 거의 사라졌다. 성년의 날이 5월 셋째 주 월요일로 정해져 있지만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성년식을 해주는 곳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향교나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대학교에서 가끔 이벤트성으로 치러지고 있어 아쉬운 마음뿐이다.
어른이 되면 남자는 상투를 올리고 여자는 비녀를 꽂아주던 의식의 참의미는 부모로부터 보호를 벗어나 독립된 인격체이자 어른답게 살아가도록 책임과 의무를 지웠던 것이므로 관례는 가장 중요한 의례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아가면서 훌륭한 리더가 가장 많은 유대인은 지금도 13세가 되면 성년식을 거창하게 열어 축하해 주고 두둑한 축하금도 주어 18세가 되면 그것을 종자돈으로 자립하도록 하여 전 세계의 재계, 정계, 사회, 언론, 교육계를 주름잡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도 가장 많이 나온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우리도 성년식을 가족단위로 의미 있게 치러줘서 전통적인 관례의 취지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혼례는 혼(婚)자에서 보듯이 신부의 집에서 저녁에 치렀다. 예전 혼례에 전안례(奠鴈禮)가 있었는데 신랑이 기럭아비와 함께 신부 집에 가서 신부의 어머니에게 기러기를 드리는 예를 말한다. 기러기는 신의(信義), 예의(禮儀), 절개(節槪), 지혜(智惠)를 상징하는 날짐승이다.
"추우면 남으로 오고 더우면 북으로 가니 신의가 있고, 날아갈 때부터 차례가 있고, 날 때 선두(先頭)와 후미(後尾)가 상응(相應)하므로 예의가 있고, 홀로 되어도 짝을 구하지 않으니 절개가 있고, 또 밤에는 보초를 세우니 지혜가 있다"고 하여 신랑이 그 뜻을 담아 장모에게 나무 기러기를 바치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예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의 위치가 바뀌었다. 예식장의 상석(上席)은 주례가 서있는 곳으로 자연방위와 상관없이 북쪽이 되고 주례(主禮)를 중심으로 좌측이 동(東)이고 우측이 서(西)가 되며 하객 쪽이 남(南)이 되는 것이다. 음양의 법칙에 남좌여우(男左女右)이기 때문에 신랑이 동쪽에 서야 맞는데 대부분 반대로 하고 있어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에는 주례를 모시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는데 이는 전통예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전통 상례(喪禮)는 3년상이었다. 상례에서 고인(故人)만 알고 상주(喪主) 유족을 모를 때에는 조상(弔喪)이라 하고, 고인은 모르고 상주 유족만 알 때는 문상(問喪)이라 하는데 고인과 상주를 모두 알 때는 (弔喪)+(問喪)=조문(弔問)이라 하는 것이 상례의 예법에 맞는 것이다.
전통제례(祭禮)는 제사가 드는 날과 나는 날이라 했는데 드는 날은 제사를 준비하는 날이고 나는 날이 돌아가신 날이기 때문에 제사날 새벽 0시 이후에 제를 올렸던 것이다. 자녀들이 멀리 떨어져 살다보니 한밤중에 제를 지내는 것이 불편하다고 시간을 앞당겨 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살아계시는 날 제사를 지내는 것이 되므로 본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정의례준칙에도 돌아가신 날 일몰(日沒)후에 지내도록 되어 있으니 다음날(제사날) 해가 진 후에 제를 올리고 저녁식사를 하면 2~3시간 거리는 집으로 갈 수 있으니 바로잡아지는 것이 된다.
설이나 추석명절에도 기제(忌祭)처럼 차례(茶禮)를 지내는 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 명절차례는 아침에 해가 뜬 다음에 지내고 돌아가신 조상 모두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므로 축(祝)을 읽지 않고 술도 일헌(一獻), 즉 한 잔만 올리는 것이다.
물론 관혼상제도 세월의 변천에 따라 바뀌어야 하지만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예를 갖추어야 한다. 변질되어 가고 있는 관혼상제를 바로 잡는데 유림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