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올해는 최씨 일가 국정농단으로 예년에 비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조용하게 보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뜻의 고대 영어 ‘Cristes Maesse’에서 유래한 단어로 기독교 신자들이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종교행사이다. 그런데 현실은 세계적인 축제일로 자리매김 되었고 우리나라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자녀는 물론 가족에게 무슨 선물 줄지를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 적지 않다. 올해는 5만9천원 캐릭터 인형인 ‘산타 라이언’ 구매 전쟁이 벌어져 휴가를 내어 새벽부터 줄을 선 사람도 있다고 한다.
필자는 지난해 7월1일자 유교신문에 ’왜 공자님 오신 날은 없는가?‘에서 공자탄강일을 국가기념공휴일로 지정하자고 제언을 했다. 2017년 새해엔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에서는 만사 제치고 전 유림이 앞장서 천만인 서명 운동부터 전개하고, 유림이 주도하는 촛불집회나 피켓 및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나 궐기대회를 개최해 보자고 재차 부르짖는다.
그와 함께 내년 대선 출마자에게 선거공약을 내 걸도록 호소하자. 유교신문과 유교방송은 전 국민적인 참여를 위해 연중 캠페인을 시행하자. 그리고 전국 향교는 현수막을 지역 곳곳에 게시하는 한편 9월 한 달은 성균관과 향교를 개방하여 공자께 참배하고 석전제에 많은 시민도 참여하는 등의 유교문화체험행사를 다각적으로 실시하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아울러 공자탄강일을 축하 기념하여 자녀는 물론 가족친지께 책을 선물하는 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언해 본다. 그럼 왜 책이냐? 공자와 책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공자는 세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궁핍한 가정생활 속에 자라면서 열다섯 살에 학문의 뜻을 세우고 스승도 없이 사숙(私淑 : 직접 배우지 않고 서적과 문헌을 통해 간접적인 배움)으로 학문을 터득하는데 당시 종이가 없어 대나무에 글자를 써서 만든 책을 하도 많이 읽어서 그것을 엮은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던 데서 비롯된 말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나올 정도의 책벌레 즉 독서광이었다.
또한 제자들을 거느리고 제후국을 주유하고 돌아와 제자교육에 정열을 기울이는 한편 세상의 무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죽기 직전 몇 년 동안 자신이 평생토록 추구해 온 삶과 사상을 기록으로 남겼다. ‘시경’ ‘서경’ ‘역경’ ‘춘추’는 그 노력의 결과이며 이렇게 경전을 다듬고 저술하여 유교가 인간을 구원할 가르침으로 자리 잡는 기틀을 마련하고 삼천문도에 전수했다. 그리고 공자와 제자백가들이 출현하기 이전까지 고대 중국에서는 제왕이 아닌 사람이 자신의 이름으로 서적은 물론이고 기록과 문헌을 남길 수 없었다. 그렇게 보면 공자는 개인의 이름으로 저서를 남긴 최초의 중국인이 된다. 당시 사회에서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문화혁명이었는지 상상해 본다.
어디 그것뿐인가? 진시황이 분서갱유(焚書坑儒)로 모든 서책을 불태워 없앨 때 당시 유학자들은 공자의 철학과 사상이 담긴 서적들을 분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공자 집 벽 속에 ’상서‘ ’논어‘ ’효경‘ 등을 숨겨 놓았다. 진나라가 망하고 한나라가 세워진 후 노나라 제후가 궁궐을 넓히기 위해 공자집을 허물자 벽 속에서 죽간에 옻칠을 하여 쓴 서적들이 발견되었는데 이것이 ’칠서벽경(七書壁經)으로 유교사상 부흥의 기회를 맞는 동시에 공자의 사상과 철학이 극적으로 회생하게 된 것이다.
이상의 사례만 봐도 공자는 독학으로 학문을 터득하고 서적을 저술했다. 제자들도 공자 사후에 스승의 평소 행동과 말을 정리하여 기록한 논어 등의 서적을 발간 계승함으로써 공자의 가르침은 2500년 동안 동양사상계를 지배해 왔다. 공자는 우리 민족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유교 창시자요, 대 사상가이며 교육자로서 숭배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도 유교는 몰라도 공자와 사서삼경은 듣거나 읽어 대부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공자탄강일을 하루속히 국가기념공휴일로 지정하고 그날의 축제행사로 책을 선물하는 국민운동을 유림부터 솔선수범하여 전개하는 한편 책을 선물할 때 속표지에 공자의 말씀 중에 주는 사람이 좋아하는 말이나 받는 사람에게 가르침이 될 명언을 적어 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다. 그리고 유교경전이 어린이나 청소년에 맞는 동화나 만화 형식의 도서와 쉬운 고전도서로 많이 개발 제공되길 바란다. 세계적인 명작동화뮤지컬인 ‘호두까기 인형’도 주인공인 ‘마리’가 크리스마스이브‘날 대부(代父)인 드로셋마이어 아저씨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으며 시작한다.
책을 선물로 주고받는 운동이 성공하면 세계 10위권 안의 무역대국에 비해 낮은 국민 독서율을 끌어올려 독서문화선진국이 되고, 유교의 대중화와 현대화로 위기에 처한 유교를 부흥하는 새 바람을 불러오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최정기 / 사천향교인성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