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특별기고> 아버지 형제에 대한 호(號), 지칭(指稱)을 바르게 사용하자

김영진 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 민족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추석)가 지나갔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하던 많은 사람들이 귀성하여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 어른들을 찾아뵙고 문안 인사를 드렸을 텐데, 아버지의 형제에 대한 호, 지칭에 크게 잘못된 부분이 있어 전통예절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지난 1월28일자 모 일간지에 보도된 「구두쇠 할아버지도 ㅇㅇ회원

오흥녕 2023. 10. 3.

 

 

김영진 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

 


 

민족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추석)가 지나갔다.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생활하던 많은 사람들이 귀성하여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 어른들을 찾아뵙고 문안 인사를 드렸을 텐데, 아버지의 형제에 대한 호, 지칭에 크게 잘못된 부분이 있어 전통예절에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지난 1월28일자 모 일간지에 보도된 「구두쇠 할아버지도 ㅇㅇ회원이 됐습니다」 기사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키워주신 아버지 형님을 ‘둘째 큰아버지’로 호(號), 지칭(指稱)했으나 이런 칭호는 어느 예서(禮書)나 사전에 없는 말이다. 이때의 칭호는 ‘둘째아버지’로 써야 바른 호, 지칭이다.

 

지금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아버지 형제에 대한 칭호를 혼동하여 쓰고 있다. 아버지의 형제를 칭호할 때 자기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으면 전부 큰아버지로, 나이가 어리면 모두 작은아버지로 호, 지칭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다.

 

칭호는 대인관계에서 의사소통이 전제되고, 의사소통을 하려면 말하는 사람의 말을 듣는 사람과의 관심이 하나로 집약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말을 하는 사람이 그 대상의 관심을 말하는 사람에게로 집중시켜야 한다.

 

따라서 그 칭호는 일반명사가 아닌 고유명사의 칭호를 사용해야 한다.

 

큰아버지는 오직 한 분뿐인 제일 맏아버지에게만 한하여 ‘큰아버지’ 혹은 백부(伯父), 큰어머님, 혹은 백모(伯母)이고 ‘작은아버지’ ‘막내 아버지‘ 혹은 ‘끝아버지’(작은 어머님 포함)도 단 한 분뿐인 나이가 제일 어린 아버지 형제에 한하여 칭호해야 한다.

 

기타 중간 아버지들은 몇째를 붙여 둘째아버지 혹은 한문식으로는 중부(仲父), 셋째 아버지, 넷째 아버지 등 그 순서대로 칭호 한다. 다만 중간 아버지들은 거주하는 지명을 따서 ‘사천 아버지’, ‘서울 아버지’ 등으로 칭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칭호의 특징은 대인칭(對人稱)보다 상대를 존중할수록 거처칭(居處稱)을 쓴다. ‘대왕마마’보다 ‘대전마마’, ‘왕비마마’ 보다 ‘중전마마’ 등의 용례가 있다.

 

‘큰’과 ‘작은’의 용법은 형제자매나 자기들 사이에 형제의 차례가 있는 친척의 모든 칭호에 공통으로 쓰인다. 즉 큰형님, 맏형님(伯兄,), 둘째 형님(仲兄), 셋째 형님, 중간 형님들은 역시 거주 지역을 빌어 부산 형님, 대전 형님, 그리고 남편 형제의 아내들 간이나 아내 자매들의 남편 사이 호, 지칭으로 큰 동서, 막내동서, 기타 중간은 역시 둘째 동서, 셋째 동서 혹은 거주 지역을 빌어 인천 동서, 창원 동서 등으로도 쓸 수 있다.

 

 

명절 때만 되면 며느리들이 시가에 가는데 신경 쓰이는 큰 이유 중 하나가 그렇지 않아도 낯선데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댁 사람들에 대한 호, 지칭을 몰라 당황스럽고 어색하며, 대화하기에 엄청 조심스럽고 긴장이 되어 스트레스가 된다고들 한다. 이 모두가 인간관계의 첫 출발인 호, 지칭을 잘 모르는 데서 비롯되어 일어나는 일들일 것이다.

 

심지어 요즘 젊은 며느리들 중 일부는 모 드라마에서 시아버지를 ‘시아빠’라는 어처구니없는 칭호까지 사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들 예절은 까다롭고 불편하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바로 알고 실천함이 오히려 마음에도 편하고 생활적인 면에서도 편리하다. 우리 모두 호, 지칭을 바로 알고 바르게 씀으로써 보다 명랑하고 예절 바른 사회인이 되었으면 하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