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泮村魯堂>트럼프와 김정은의 야합(?)

김학경(문양서당 훈장) 얼마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빈(國賓) 방문과 아시아 순방이 끝났다. 우려했던 대북(對北) 강경 메시지로 인한 안보(安保) 혼란이 조장(助長)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의 동북아시아 3국 순방은 장사꾼 트럼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례가 되었다. 어떻

편집부 2017. 11. 23.

김학경(문양서당 훈장)

 

얼마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민국 국빈(國賓) 방문과 아시아 순방이 끝났다. 우려했던 대북(對北) 강경 메시지로 인한 안보(安保) 혼란이 조장(助長)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는 평가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의 동북아시아 3국 순방은 장사꾼 트럼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주는 사례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트럼프의 의중(意中)을 미리 살펴서 한국, 일본, 중국은 ‘알아서 긴다’는 말처럼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의 방문과 함께 2538억 달러(283조) 규모의 어마어마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통 큰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도 수십억 달러의 미국산 전략 무기 구매를 발표하며 미국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에서 100억 달러의 무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의 약속에 대해 대략 짐작해 볼 수 있게 하였다. 중국의 2500억 달러에 비하면 그나마 선방(善防)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일본도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트럼프의 딸 이방카의 지나간 생일 파티를 하고, 이방카가 관여하는 여성기업가를 지원하는 기금에 5000만 달러를 약속하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일본 수상 아베와 트럼프는 함께 골프를 치며 친분을 과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 워싱턴포스트는 아베를 트럼프의 ‘전략적 노예상태(strategic servitude)’라는 표현으로 ‘트럼프의 조수’라고까지 조롱하였다. 일본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굴욕 외교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트럼프의 성공적인 아시아 순방과 외교성과는 한중일 모든 국가에게 굴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철저하게 계산된 트럼프의 장사꾼 기질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트럼프의 장사속 외교 행차가 북한의 핵무기 사태를 적절하게 활용한 듯한 모습을 지울 수 없다. 트럼프가 일본에서 ‘무사(武士)의 나라’ 일본이 자국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북한 미사일을 떨어뜨리지 못하느냐고 비판하며 은근히 미국 무기 구매를 부추긴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필자는 지난번 유교신문의 ‘반촌노당’(泮村魯堂)’ 칼럼(9월 25일자) ‘한반도, 전쟁은 날 것인가’라는 칼럼에서 과문(寡聞)함에도 불구하고 경영인 트럼프는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 단언(斷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와 북한의 김정은이 야합(野合)을 했을 리 없지만 김정은의 핵무기 위협이 트럼프로서는 오히려 잇속을 챙기기에 훌륭한 디딤돌이 된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행태에 대해 언론이라도 냉정한 비판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비판이 적어서 아쉽다.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조장(助長)하는 듯한 미국 대통령의 행태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물론 긴장 조성의 원인 제공이 북한 김정은에 있고 책임도 김정은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지만 세계 평화나 타국민의 안전에 대해서 등한시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반평화적 행태에 대해 미국의 의회도 트럼프의 ‘핵탄두 발사명령권’을 제한하려고 의회의 승인 없는 대통령의 핵 선제공격 명령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여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트럼프의 좌충우돌 행보에 대해서 국제 사회뿐만 아니라 미국의 의회도 걱정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아시아 순방을 끝낸 트럼프는 북한을 다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였다. 테러지원국이 되면 수출의 제약, 경제적 원조 중지, 금융 제제 등 북한에 대한 압박과 통제가 강화되어 긴장이 더 고조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결국 테러지원국 지원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제한하여 평화적 문제 해결을 요원(遙遠)하게 할 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이다.

공자께서는 “나라에 도가 없으면 부유하고 귀해도 부끄럽다(邦無道 富且貴焉 恥也)”라고 하셨다. 국가 간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나라의 도’를 이야기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공영(共榮)이라는 지선(至善)의 가치를 위해 최강대국 미국의 존경 받을 만한 행동의 변화와 망동(妄動)을 그치지 못하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각성을 기대하며 다시 한 번 공자 말씀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