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주 성균관유도회 홍주지부 회장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도 불리는 지금은 과학기술의 빠른 변화와 정보산업 혁명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우리 유교는 이러한 흐름에 감응하지 못한 채 옛것만 지키려는 정체성의 위기 속에 있다.
이러한 와중에 지난 5월1일과 2일에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교육연수원 도고에서 진행된 2024년 전국유림지도자 합동연수교육에 참여했는데, 마크 피터슨 전 하버드대 교수의 21세기 한국의 유교 강연에서 ‘유교는 우물 밖의 개구리’라는 말과 공병석 계명대 교수의 고례금담(古禮金談) 강연에서 ‘인시제의(因時制宜, 시대의 변함에 따라 알맞도록 함)와 제례의 원칙’ 중 시대에 순응함(時宜)을 말할 때 공자의 시중(時中)이 유림이 처한 현실에서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 공자의 시중(時中)은 시대에 적중한 정신문화
공자께서는 도(道)는 주어진 시대적 상황에서 최적의 진리를 발견해 내는 것이라고 하셨고, 시대적 상황에서 최적의 진리를 발견하는 것을 맹자는 공자의 정신이라 하며 그 정신을 시중(時中)이라고 하였다.
『논어』 「학이」편의 첫 구절인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悅乎)’에서 ‘시습’은 때때로 시중(時中)의 공부를 하기 위하여 ‘자기 시대를 읽히면 되지 않겠는가’하고 있다.
지나간 학문만 골똘히 공부하고 새 시대를 사유하지 않으면 그 학문은 맹목적이 되고, 시대를 알기 위하여 부단히 사색하되 경험적 학문이 없으면 그 사색은 대단히 공허해진다고 논어에서 공자가 설파했다고 한다.
공자의 유교가 한국정신문화가 교조적임을 알게 하게 하고 새로운 지양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에 적중한 최적의 도가 도덕적인지, 실용적인지, 또는 자연적인지 검토하는 것이 학이시습이라고 말하고 있고 공자의 시중(時中)은 시대의 적중한 정신문화라고 하고 있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지방 향교에서 시행하는 옛날의 관습적인 인성 교육은 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문화적 변화와 과학적 발전에 따른 새로운 흐름에 대처해야 한다. 인간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욕구가 증대되고 있고, 새로운 변화에 맞게 적응하려고 하고 있으나 우리 유교는 도덕군자(道德君子)를 내세우며 지나친 엄숙주의에 빠져있다고 생각된다.
2. 시대에 맞는 변화의 필요성
얼마 전에 불교의 어느 박람회가 있었는데, ‘단순한 박람회를 넘어 스트레스가 큰 현대인들에게 삶의 큰 위로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주었다’ ‘현대인들의 주된 생활방식인 집착과 성과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일으킴으로서 많은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는 등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현실적으로 유교는 이웃종교에 비해 조직의 결속력에서 매우 느슨한 형태를 보이고 있어서 유교인으로서의 의무화가 최소화되어 있고, 조직의 구속력과 활동도 미약하며,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비해 더디게 변하고 있어 4차 산업정보혁명시대에 맞는 새로운 윤리관과 세계관을 내놓치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CT, IOT, 빅데이터, AI 등으로의 빠른 변화는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스마트 교육을 통한 학습활동이 이뤄지는데 비해 초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은 거의 사라져 가는데, 눈높이에 맞는 알기 쉽고 즐거운 교육프로그램 운영으로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3. 현실에 맞는 전통의례 행사로 주민참여율 제고 필요
특히 우리의 전통의례행사에 있어 오늘날 너무나 번잡하고 형식적이어서 시대에 적합하지 않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사회의 의례는 오랜 시간 동안 변화를 거부하고 고집하면서 번거로운 절차에 사로 잡혀 있는데, 앞으로의 유교는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현실적인 눈높이에 따라가야 한다.
성균관과 향교에서 행하는 석전(釋奠)은 국가무형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되어 시행하는 만큼 의식에 맞게 시행하되 지방의 일반 제례는 현실에 맞게 시행토록 하여 일반 대중의 참여율을 높였으면 한다. 이웃종교는 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하며 알기 쉽고 편리한 의례행사를 함께하고 있다.
노년층이 대다수를 이루는 향교가 만약 여전히 보수적 성격으로 굳어져 어떠한 개혁에도 적극성을 띠지 않는다면 사실상 서서히 소멸 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또한 서구가 주도하는 사회변화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는 유교의 낡은 의례와 규범과 제도는 갈수록 무의미한 유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젊은 세대들에게 전통적인 윤리관이나 가치, 유교의 본질을 완전히 버리라는 것은 아니다. 오희려 그것을 더 실제적인 방법으로 실천하고자 해야 하며, 따라서 젊은 세대들을 위한 교육을 할 때 우리의 전통적 윤리인 인성을 강조하되 실천적 방법을 현대화해야 한다.
유교는 이웃종교에 비하여 그것을 믿는 인구가 적게 확인되고 있다. 유림인구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국의 향교가 전통만 보존하려는 보수적인 측면을 과감히 벗어나 현실적으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과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발굴 운영하여 국민들이 스스로 찾아가고 싶은 곳이 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보며 모두의 분발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