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재 충주향교 전교
옛날에는 듣기 좋은 소리 세 가지를 학동들이 글 읽는 소리, 여인네의 다듬이 소리, 마을에서 아이 우는 소리라 했는데 지금은 거의 들을 수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육아가 힘들다고 출산을 기피하여 아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정부에서 출산 장려 정책을 펴며 많은 예산을 많이 써도 먹히지 않고 있어 국가의 위기가 도래하였다며 지방자치단체까지 출산 장려를 해도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오랜 세월 전해온 전통육아법인 단동십훈이 있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온 가족이 귀여운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불아불아(弗亞弗亞)이다. '불(弗)'이란 기운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고, '아(亞)'란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아기의 생명을 존중하고 아기에게 좋은 기운이 퍼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이의 허리를 부모 손으로 고정해 받쳐 앉히고 불아~불아~ 소리를 내면서 아이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어주는 놀이다.
두 번째는 시상시상(侍想侍想)이다. 사람의 형체와 마음은 태극에서 받았고, 기맥(氣脈)은 하늘에서 받았으며, 신체는 지형에서 받은 것이므로 아이의 한 몸이 작은 우주다. 시(侍)란 받들어 모신다는 뜻으로 아기의 몸에 우주를 담고 있으니 소중히 여기고 함부로 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이의 허리를 부모 손으로 고정해 받쳐 앉힌다. 시상~시상~소리를 내면서 아이의 몸을 앞뒤로 가볍게 흔들어주는 놀이다.
세 번째는 도리도리(道理道理)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듯 이리저리 생각해 하늘의 이치와 천지 만물의 도리를 깨치라는 것이다. 천지에 만물이 하늘의 도리로 생겨난 것처럼 아이 너도 ‘도리’로 생겨났음을 잊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도리도리 동작은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세상을 여기저기 잘 살피고 슬기롭게 자라라는 숨은 뜻이 있다.
네 번째는 곤지곤지(坤地坤地)이다.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찍는 시늉을 하며 '땅=곤(坤)'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하늘의 이치를 깨달으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담긴 곳 ‘땅’의 이치도 깨닫게 된다는 의미로 곤지는 땅을 뜻한다. 아이의 왼손을 쫙 펴고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 손바닥을 찧는 동작을 한다. 곤지곤지 소리를 내면서 네 번 찧으면 반대 손으로 변경한다.
다섯 번째는 잼잼(지암지암 持闇持闇)이다.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쥘 줄 알았으면 놓을 줄도 알라"는 깨달음을 은연중에 가르치는 것이다. 지암지암은 가질 지(持), 닫을 암(闇)이란 뜻으로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쥘 줄 알았으면 놓을 줄도 알라는 뜻을 담고 있다. 죔죔죔죔~ 소리를 내면서 아이의 손을 접었다 폈다 한다.
여섯 번째는 섬마섬마(서마서마 西摩西摩)이다. 남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서 굳건히 살라는 뜻에서 아이를 손바닥 위에 올려세우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섬마섬마는 아이 스스로 힘을 길러서 세상을 굳건하게 살라는 뜻이 담겨있다. 섬마섬마 놀이 방법은 아이를 혼자 걸을 수 있게 세운 뒤 넘어지지 않게 잡아준다. 섬마섬마 소리 내면서 걸음마 연습을 시킨다.
일곱 번째는 어비어비(업비업비 業非業非)이다. 아이가 해서는 안 될 것을 이를 때 하는 말로 커서도 일함에 도리와 어긋남이 없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어비어비란 일을 나타내는 어(業), 옳지 않다는 뜻을 나타내는 비(非)가 합쳐진 말로 아이가 해서는 안 될 일이나 조심해야 하는 일을 알려줄 때 사용했다. 아이가 조심해야 할 때, 특정 물건을 만져서는 안 될 때, 위험을 알려줄 때, 안 돼 하지마 등 부정적인 말을 나타내는 단어 대신 어비어비 또는 ‘애비애비’라고 부드럽게 돌려 이야기한다.
여덟 번째는 아함아함(亞含亞含)이다. 손바닥으로 입을 막는 시늉을 하는 것으로 두 손을 모아 입을 막은 '아(亞)'자의 모양처럼 입조심 하라는 뜻이 내포된 것이다. 아이 손 또는 부모의 손으로 아이 입을 막는 시늉을 하며 아이가 ‘아’라는 소리를 내면 손으로 입을 막았다 떼어 낸다.
아홉 번째는 짝짜꿍 짝짜꿍(작작궁 작작궁 作作弓 作作弓)이다. 음양의 결합, 천지의 조화 속에 흥을 돋우라는 뜻에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박수를 치는 것이다. 자작궁 자작궁은 손바닥을 부딪치면서 천지와 조화를 이루고 하늘의 이치를 알라는 뜻이 담겨있다. 짝짜꿍 짝짜꿍 소리를 내면서 양 손바닥을 맞부딪친다.
열 번째는 질라라비 휠휠(지나아비 활활의 支娜阿備 活活議)이다. 아이의 팔을 잡고 영과 육이 고루 잘 자라도록 기원하고 축복하며 함께 춤추는 모습이다. 아이의 영혼과 몸이 건강하게 자라나도록 축복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아이의 상체를 자극하는 동작으로 손목과 팔 어깨를 춤추듯이 흔들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의 팔을 양옆으로 벌려 나비가 날아가듯 양팔을 위아래로 움직여 주며 질나비 훨훨 소리를 내며 양팔을 자극해 준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긴 단동 육아법은 그 맥을 이어가도록 가정으로부터 유아원에서 적극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