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9일 열린 일왕의 생일파티에 최종수 성균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일왕의 생일파티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최종수 성균관장의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차량에서 내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입구에서 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최종수 성균관장. 방송 화면에는 차량 번호판과 최종수 성균관장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인다{시민방송 RTV 방송 화면(https://www.youtube.com/watch?v=IquKsL1vXOk) 43분 50초 부분에서 캡쳐}.
일왕의 생일파티는 성균관장이라면 절대 참석해서는 안 되는 자리였고, 더군다나 최종수 성균관장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을 겸하고 있다.
이날 참석을 두고 과연 다른 종단의 대표자들과 협의라도 했는지 의문이다. 만약 협의하고 참석한 것이라면 더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일왕의 생일은 일본에서는 천황 탄생일로 공휴일이다. 과거에는 천장절(天長節)로 불렸는데, 이는 ‘황제께서 하늘과 땅처럼 오래 사시길 바란다’는 뜻이다. 이날 그들이 부르는 기미가요는 일왕이 다스리는 세상의 영속을 기원하는 노래다.
날짜는 천황이 새로 즉위할 때마다 바뀌기 때문에 쇼와 시대에는 4월29일이 천장절이었지만 지금은 나루히토의 생일인 2월23일이다.
이 천장절은 윤봉길 의사가 중국 상하이시 홍커우 공원에서 일본 제국의 주요 인사들에게 폭탄을 투척해 사상자를 낸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들에게는 일본에서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 날이다.
일찍이 심산 김창숙 선생은 윤봉길 의사를 추도하며 “우리 朝鮮에서 이러한 偉人이 出함은 우리의 民族的 榮光이며 世界的 尊敬을 받는 所以이다. 그러면 오늘날 우리가 解放을 기뻐함도 모두 義士의 遺産임을 더욱 切實히 느끼는 바이다. 다만 아직 完全 解放이 되지 못한 今日에 있어서 우리는 義士의 崇高한 理想과 純眞한 義諦를 體得實踐하여 完全 獨立을 戰取하여야만 비로소 民族的 固有義務를 다하였다 할 것이다. 그러한 義務實踐이 없고 한갓 黨伐閧權을 일삼아서 國家萬年大計를 돌아보지 않으면 장차 地下에 가서 무슨 面目으로 先烈을 보려는가”라고 말했다.
윤봉길 의사에 대한 심산 김창숙 선생의 친필 추도사(출처-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홈페이지 자료실)
올해는 윤봉길 의사가 순국하신 지 93주년이 되는 해이고, 일제의 각종 탄압과 이른바 ‘황도유림’의 득세로 어지러워졌던 유림을 광복 후 성균관유도회로 새롭게 조직하고 경학원으로 격하되었던 성균관을 재건한 심산 김창숙 선생이 서거하신 지 63주년이 되는 해이다.
더욱이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로서 많은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를 비롯해 전국 향교와 성균관유도회는 해마다 유림독립항쟁 파리장서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고 있고, 파리장서운동의 주역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추모하는 제례를 주관하는 성균관의 수장인 성균관장은 선생에게 첫 잔을 올리는 헌관을 맡아 하고 있다.
그런 성균관장이 ‘일본의 왕이 하늘과 땅처럼 오래 사시길 바라는 자리’에 가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심산 선생이 윤봉길 의사를 추모하며 하신 말처럼 최종수 성균관장은 장차 지하에 가서 무슨 면목으로 선열을 보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