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시론

독자기고 : '사돈(査頓)어른'과 '사장(査丈)어른'은 엄연히 다른 호칭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사돈 간의 왕래가 빈번하지 않았기에 사돈 간의 가족들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따라서 호칭에 대해서도 별반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사돈가족 간의 모임도 잦아지면서 호칭을 몰라 당황스러움을 겪는 수가 흔히 발생한다. 특히 방송이나 신문 등 대중매체의 잘못된 호칭은 혼란을 가중시킴은 물론이고 우리의 전통예절까지

편집부 2014. 7. 9.

과거 전통사회에서는 사돈 간의 왕래가 빈번하지 않았기에 사돈 간의 가족들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따라서 호칭에 대해서도 별반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사돈가족 간의 모임도 잦아지면서 호칭을 몰라 당황스러움을 겪는 수가 흔히 발생한다.

특히 방송이나 신문 등 대중매체의 잘못된 호칭은 혼란을 가중시킴은 물론이고 우리의 전통예절까지 훼손시킬 수 있다.

작년 KBS1-TV에서 종영된 일일연속극 '별도 달도...' 장면에 아버지(김영철씨 분)의 작은 아들 내외가 향후 형수 및 손위 동서될 사람의 친정 부모를 일러 '사돈어른'이라 지칭한 것은 심각한 잘못이다.

며느리의 친정 조부모, 딸의 시조부모, 형수나 제수의 친정 부모, 자매의 시부모 등과 같이 자기보다 윗세대인 사돈께는 '사돈어른'이 아닌 '사장(査丈)어른'으로 더 높여 불러야 한다.

또 종영된 KBS2-TV 아침 드라마 '은희'의 극중 최주봉씨가 자기 사위의 형님에게 '사돈'이라고 호칭을 했는데 이는 '사돈양반'이라고 불러야 한다.

'사돈'이란 여자가 시집을 갔을 때 여자의 친정가족과 시댁가족 간의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예부터 우리는 가장 조심스럽고 어려운 관계를 '사돈지간'이라 하여 항상 언행에 조심하고 그 격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왔던 것이다.

사돈 간에도 사행(査行, 사돈 간의 항렬)이라 해서 세대의 상하를 엄격히 가려야 하고 아울러 칭호(호칭과 지칭)도 매우 엄정해야 한다.

호칭(呼稱)은 어떤 사람을 직접 부르는 것이며, 지칭(指稱)은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를 말한다.

'사돈'의 호칭·지칭은 같은 세대의 동성(同性)끼리 즉 양가의 아버지끼리, 어머니끼리의 호칭·지칭이다. 동성 간의 사돈이라도 나이가 열 살 이내의 차이이어야 하고, 여자 사돈끼리라도 친숙하기 전에는 서로가 '사부인(査夫人)'이라고 깍듯이 경어(敬語)로 호칭·지칭을 써야 한다.

'사돈어른'은 같은 세대의 사돈에게 이성 간의 호칭·지칭 즉, 친정아버지가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가 시아버지를, 시아버지가 친정어머니를, 시어머니가 친정아버지를 칭하며 동성이라도 자기보다 11살 연상인 사돈에게는 '사돈어른'이라 부른다.

'사돈양반'은 아랫세대의 기혼 이성(현대는 동성도 허용)인 사돈을 호칭·지칭할 경우이고, 미혼의 남자 사돈에게는 '사돈총각', '사돈도령'으로 하고, 미혼 여성의 사돈은 '사돈처녀', '사돈아가씨'로, 어린 사돈에 대하여는 '사돈아기씨', '사돈아기'라고 호칭·지칭한다.

호칭·지칭은 언어생활, 대인관계를 통한 사회생활의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다.

올바른 칭호를 사용하여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더욱 계승 발전시키고, 보다 명랑하며 품격 있는 사회생활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영진(사천향교 교화수석장의, 前 용남중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