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자와 나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에 임해서는 두려워하고 도모하기를 좋아하여 성취하는 자를 데리고 가겠다.”(子曰 暴虎馮河하여 死而無悔者를 吾不與也니 必也臨事而懼하며 好謀而成者也니라. 「술이」10)
포호빙하는 본래 『시경』에 나오는 말이다. 포호는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 것이고, 빙하는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것이다. 이 말이 나온 배경은 다음과 같다.
공자가 안연에게 말했다.
“등용이 되면 도를 행하고, 버려지면 은둔하는 것은 오직 나와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자로가 물었다.
“선생님께서 대군(大軍)을 통솔하신다면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자와 나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에 임해서는 두려워하고 도모하기를 좋아하여 성취하는 자를 데리고 가겠다.”
자로는 공자가 자신을 데리고 대군을 통솔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하지만 공자는 자로를 데리고 가지 않겠다고 말했으니 얼마나 실망이 컸겠는가. 공자가 이렇게 말한 것은 자로의 용맹함을 억제하도록 가르치고자 한 것이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더구나 많은 군사를 다루는 일에 있어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자로는 공자 제자 가운데 가장 힘이 세고 몸집이 큰 인물로 두려움을 모르는 제자였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힘만 믿고 덜렁대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공자가 용맹함만 뽐내는 자로를 데리고 군대를 통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자로의 착각이다. 한 나라의 군사를 움직이는 중책에 자로처럼 신중하지 않고 자신의 용맹함만 믿는 사람을 데리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다.
평소 자신의 힘과 능력을 지나치게 믿고 자만하는 사람들이 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는 것과 총으로 호랑이를 잡는 것이 무엇이 다른가? 맨몸으로 강을 건너는 것과 배를 타고 건너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자신을 과신하면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긴다. 항상 신중하고 겸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 용맹함만 믿고 날뛰던 자로를 결국 변화시켜 10대 제자가 되었다. 인간의 삶에서는 힘보다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 근거 없는 자만과 무모한 용기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위태롭게 만든다. 진정한 용기는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부유함을 무기로 삼고, 권력을 남용되게 휘두르는 무모함은 자로의 포호빙하와 다를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