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갑 / 성균관대 겸임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 그의 사람됨은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치를 깨달으면 즐거워 근심도 잊어버려 늙음이 장차 다가오는 것도 모른다고 대답하지 않았느냐?”(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하며 樂以忘憂하여 不知老之將至云爾오. 「술이」18)
노나라의 관리가 자로에게 공자에 대해서 물었지만 자로가 대답하지 못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자로에게 “너는 어찌 그의 사람됨은 분발하여 먹는 것도 잊어버리고 이치를 깨달으면 즐거워 근심도 잊어버려 장차 늙어가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대답하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공자는 겸손한 사람이지만 학문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열정과 노력이 컸던 인물이었다.
발분은 분발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화[분노]를 분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에 대한 분노, 게으름으로 인해 일을 성취하지 못한 분노, 의지가 약한 데 대한 분노가 분출하면 이것을 해결하려는 마음이 분수처럼 솟구쳐 일어나야 한다. 자신에 대한 분노가 결국 열정으로 바뀌고 그것은 곧 자신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 원동력이 학문을 완성하고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바탕이다.
열정은 몰입으로 나타난다. 짧은 시간이라도 한 곳에 집중하면 그 성과는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커진다. 학교 다닐 때 쉬는 시간에도 공부하고, 점심시간에도 공부만 하는 아주 열성적인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성적은 항상 제자리였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그와 달리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는 것 같은 친구는 매번 일등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두 친구의 차이는 바로 몰입의 차이였다.
어렸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몰입을 경험한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보면 밥 먹는 것도 잊어버린다. 심지어 놀이에 깊이 빠져 옷에 소변을 보는 아이도 있다. 이렇게 몰입하는 모습은 성장하면서 점차 사라진다. 아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을 보이고 몰입을 한다.
공자는 학문에 임할 때 몰입했던 것 같다. 그래서 밥 먹는 것조차 잊어버렸을 것이다. 퇴계 선생은 학문에 전념하다 평생 병을 얻게 되었고, 율곡 선생은 책을 읽을 때 몰입하지 않으면 책은 나와 분리된다고 하였다.
신나게 놀거나 어떤 일을 할 때, 또는 공부를 할 때도 몰입은 매우 경제적인 효과를 준다. 짧은 시간을 들여 큰 성과를 이루기 때문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나쁜 일이 아니라면 발분망식하며 몰입하는 자세는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