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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으로 보는 세상 152감추면 의심이 확산된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그 포장이 풍성함이라. 한 낮에 두수(斗宿)를 보니, 가면 의심의 병을 얻을 것이니, 믿음을 두어 뜻을 펴나가면 길하리라. (풍괘 육이) “홍수도 못 다스릴 능력없는 곤이라면/ 대신들이 어찌해 추천했을까?/ 여럿이 한 목소리로 잘 할 것이라고 했지만/ 요임금은 어째서 시험도 안 해보고 그냥 맡겼을까?” 굴원의 「천

윤상철 2018. 8. 31.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이는 그 포장이 풍성함이라. 한 낮에 두수(斗宿)를 보니, 가면 의심의 병을 얻을 것이니, 믿음을 두어 뜻을 펴나가면 길하리라. (풍괘 육이)

“홍수도 못 다스릴 능력없는 곤이라면/ 대신들이 어찌해 추천했을까?/ 여럿이 한 목소리로 잘 할 것이라고 했지만/ 요임금은 어째서 시험도 안 해보고 그냥 맡겼을까?” 굴원의 「천문(하늘에게 묻다)」에 나오는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곤은 요임금 때 사악(四岳)의 한 사람(숭백崇伯)으로 세력과 명성이 높았다. 그래서 여러 대신이 9년 홍수를 다스릴 적임자로 추천한 것이다. 요임금이 “그는 천명을 거스르고 동족을 망칠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맡겼다. 혹자는 요임금이 대화합을 위해서 성공 못할 것을 알면서도 곤에게 맡겼으며, 능력이 없어도 일단 맡겨서 스스로 물러나도록 하는 대인(大仁)을 발휘한 것이라고 하며 칭찬하기도 한다. 그러나 홍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서 백성들이 겪은 고통의 참상을 생각하면 요임금을 좋게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굴원이 의문을 제시한 것이다. ‘곤이 능력이 없었다면 여러 대신들이 입을 모아 추천했겠는가? 또 대신들이 한목소리로 추천했다고 하지만,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성인이라던 요임금은 왜 곤이 실패할 것을 몰랐는가? 곤이 치수를 못한 것이 곤만의 잘못인가? 추천한 사람도 잘못했고, 쓴 사람에게도 잘못이 있지 않은가?’

굴원의 그 다음 질문은 더욱 통렬하다. “솔개와 거북이가 뜯어먹는데/ 곤은 어째서 반항을 하지 않았는가?/ 홍수를 다스리려고 열심히 일했는데/ 상제는 어째서 벌을 주었나?”

곤이 고군분투하며 홍수를 다스리다가 지쳐서 쓰러져 있었는데, 솔개와 거북이가 다가와서 치수하기가 쉽다고 속삭였다. “너는 상제님의 손자이면서도 식양(息壤)도 모르니? 상제님의 보물을 넣어두는 창고에 소중히 간직되어있어. 보기에는 그다지 큰 덩어리가 아닌데, 조금만 떼어다가 땅위에 던져놓으면 순식간에 자라나 산이 되고 제방이 되는 신기한 보물이지. 식양만 구한다면 저까짓 홍수는 금방 해결되는데 …. 아주 조금만 떼어 오면 되니까, 아마 상제님도 그것이 축난 것을 모르실걸….”

눈이 번쩍 떠진 곤이 식양을 훔쳐다 굽이치는 물결 위에 던지자, 식양이 부풀어 오르며 순식간에 커다란 산이 되어 물길을 막았다. 물이 줄어든 땅에서 풀이 돋아나고, 산으로 도망갔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화가 나고 샘이 난 공공이 “곤이 식양을 훔쳤다”고 상제께 보고를 올렸다. 격노한 상제께서 축융에게 명하여 곤을 죽이고 식양을 걷어오게 하였다. 그래서 지상에서는 홍수가 다시 진행되고, 곤은 북극의 끝 우산에 유배되어서 솔개와 거북이에게 살점을 뜯어 먹히게 되었다.

상제는 왜 홍수를 내고, 홍수를 못 다스리게 했을까? 요임금은 왜 곤에게 맡겼을까? 솔개와 거북이는 왜 식양을 가르쳐 주었을까? 곤은 왜 최선을 다하고도 벌을 받았을까? 공공은 왜 상제께 고자질을 했을까? 의문은 많은데 답을 해줄 사람은 없다. 그래서 소문이 돌고 증폭되어 의심하고 배척하며 서로 음해하는 사회가 되므로, 역에서는 ‘가리고 숨기는 것이 많으면 의심이 만발한다. 믿음 있게 행동해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