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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으로 보는 세상 154지위가 높으면 배려해야 한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삼은 소인은 장성함을 쓰고 군자는 업신여김을 쓰니, 고집하면 위태하니,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그 뿔이 걸림이로다.(대장괘 구삼) 『황석공 소서』에 “문선홀략(聞善忽略)하며 기과불망자(記過不忘者)는 포(暴)”라고 하였다. 남의 잘한 일은 칭찬도 대충하고 상도 주지 않지만, 잘못한 일은 기록까지 해가며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은 포악한

윤상철 2018. 9. 27.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구삼은 소인은 장성함을 쓰고 군자는 업신여김을 쓰니, 고집하면 위태하니, 숫양이 울타리를 받아서 그 뿔이 걸림이로다.(대장괘 구삼)

 

『황석공 소서』에 “문선홀략(聞善忽略)하며 기과불망자(記過不忘者)는 포(暴)”라고 하였다. 남의 잘한 일은 칭찬도 대충하고 상도 주지 않지만, 잘못한 일은 기록까지 해가며 잊어버리지 않는 사람은 포악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남에게 포악하게 하면 원망을 산다. 그런데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하고 패악을 저지르며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만 포악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윗사람이 되어서 줄 것은 제대로 주지 않고 받을 것은 잊지 않고 챙기는 것도 포악한 짓이라는 것이다.

 

이런 비슷한 말은 『논어』에도 있다. 공자께서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쉽다. 기쁘게 할 때는 도에 맞게 하지 않더라도 기뻐하지만, 사람을 부림에 있어서는 모든 방면에 완벽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상대방에게 대충 해주면서도 칭찬받고 존경받을 것을 요구하지만, 내가 시킬 일이 있으면 조금의 모자람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나라 무제 때 신하로서는 최고의 지위인 승상까지 오른 공손홍은, 정직하지 못한 술책가였지만, 겉보기에는 훌륭한 인품을 갖춘 충직한 신하로 자신을 포장하였다. 강직한 신하의 대명사인 급암과 호흡을 잘 맞추면서, 급암이 먼저 말하면 공손홍이 거들어서 나라의 정치가 잘 되도록 하였다.

 

한 번은 신하들과 미리 각본을 짜고 통과시키기로 한 안건을 급암이 말하자 무제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공손홍이 언제 약속을 했냐는 듯이 무제의 눈치를 보며 약속을 뒤집었다. 화가 난 급암이 무제의 면전에서 공손홍을 힐난하였다. “공손홍이 평소 속이는 일이 많고 진실성이 없습니다. 신 등과 함께 하기로 의논을 하고는, 폐하의 눈치를 보며 약속을 모두 저버리니 간사한 사람입니다.” 평소 강직하기로 소문난 급암의 직설적인 질책에 모두가 놀라고, 공손홍 보기를 의리 없는 거짓말쟁이로 보게 되었다.

 

이 일에 대해 다산 정약용은 “비록 공손홍이 약속을 어겼다 해도, 황제 앞에서 면박을 주는 것은 너무 심했다. 시간을 내어 조용히 타일렀다면, 깨우치며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은 아니었는데, 황제 앞에서 면박을 주어 서로 간에 불화하게 되었으니, 급암의 강직함을 알고도 무제가 정승으로 쓰지 않은 이유가 아닌가?” 하였다.

 

공손홍이 명백한 잘못을 했는데도 훗날의 평가가 이렇다. 상대방이 잘못을 했더라도 너무 독하게 대하지 말고, 또 그 잘못하게 된 배경을 고려하고 이해하며, 그 사람이 같은 잘못을 두 번 하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산 선생의 비판대로 급암은 승진이 안 되었다. 급기야 자신의 부하였던 사람도 자기보다 높은 계급으로 승진하자 “폐하께서 장작을 쌓듯이 승진시키시니, 나중 들어온 사람이 더 윗자리에 오릅니다.”하고 하소연하였지만, 오히려 지방의 태수로 좌천되어 중앙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역에서는 "지위가 낮을 때는 강직하게 주장하는 것이 좋은 방도가 되지만, 지위가 높은 사람은 능소능대하며 품어주지 않으면 역할을 다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함정에 빠져 위태해진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