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관 행렬
홀을 잡은 채 공경한 자세로 걸을 때는
▶ 예기 단궁편에 자로가 노나라를 떠나면서 안연과 나눈 대화체에서 보면 “내가 들으니 남의 무덤 앞을 지날 때에는 반드시 머리를 굽혀 의식의 예로써 경의를 표해야 하고 신을 모시고 있는 사당을 지날 때면 반드시 수레에서 내려서 절을 한다”고 하였으니 대성전의 동문을 들어갈 때나 신위 앞을 지나거나 신로를 건너갈 때는 굴신(屈身-국궁 자세)한 채로 지나다니는 것이 바른 예가 아닌가 싶다.
▶ 총총걸음은 경박해 보이고 느린 걸음은 거만해 보이기 때문에 보폭은 반보 정도의 걸음으로 시작할 때는 항상 우선족(右先足)하고 멈출 때는 항상 좌합족(左合足)한다.
▶ 제관 행렬 시에는 앞사람과의 간격을 대략 1m 정도로 하고 항상 오와 열을 맞춰 절도 있게 걷는다. 방향을 바꿀 때는 가급적 주선(周旋) 보행을 하는데 주선은 가다가 되돌아올 때에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보행하는 것으로 문정왕후가 주선하는 것이 법도에 맞고 예의가 볼 만하다고 하였는데 귀인이 옆에서 모시면서 진퇴와 주선을 매우 훌륭하게 행하였다고 하였다.
계단을 오르고 내릴 때의 보법에 모든 제관은 조계승강(阼階升降-東階)을 한다. 동계를 올라갈 때는 오른발을 먼저 올려 딛고 왼발을 합쳐서 모으고 동계를 내려갈 때는 왼발이 먼저 내려 딛고[左先足] 오른발을 합쳐서 모으고를 반복하는데 한 계단 한 계단마다[拾級] 두 발을 모아가면서[聚足] 걸음을 이어서 반복하여 올라가는 것을 연보이상(連步以上)이라 한다.
▶ 대축이 분축할 때 서계로 내려가면서 우선족을 서계로 올라갈 때는 좌선족이다.
▶ 주인은 조계를 승강하는 반면에 빈(賓)은 서계로 승강하므로 앞에 것과 같다.
▶ 승강계법은 향음주례나 관례에 잘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주인은 계단 동쪽으로 나아가고 객은 계단 서쪽으로 나아가는데 만약 객이 주인보다 지위가 낮으면 주인이 오르내리는 계단인 계단 동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서쪽 계단을 높은 위치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이 굳이 사양하면 객은 다시 서쪽계단으로 나아간다. 계단 동쪽으로 올라갈 때는 오른발을 먼저 내딛고 계단 서쪽으로 올라갈 때는 왼발을 먼저 내디뎌야 한다. 주인과 객의 발이 서로 마주 향하게 하는 것은 상대방의 발이 옮겨가는 위치를 열어준다는 뜻으로 서로 공경하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다. 또 대부와 선비가 오른쪽(東階升降)을 경유하는 것은 신하로서 임금에게 수종(隨從)하는 자가 감히 빈주(賓主)의 예로서 임금(西階升降)과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기 곡례편에 대부와 선비가 사당을 출입하는 예를 밝히고 있는데 “대부나 선비가 임금의 문에 출입할 때에는 문궐 또는 문얼(門闑-문지방 틀 또는 받침)의 오른쪽을 경유하고 문역(門閾-문지방 턱)을 밟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무릇 객을 인도해 들어가는 사람은 문마다에서 객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사양한다. 주인과 객이 매 문마다 서로 삼읍삼양(三揖三讓)하면서 들어갈 때의 예법이다. 일양(一讓)은 예사(禮辭)라 하고 이양(二讓)은 고사(固辭)라 하고 삼양(三讓)은 종사(終辭)라 한다.” 추양과 진퇴하기를 예에 따르고 승강과 읍손함에는 용의(容儀)가 있고 시선을 오르내리고 주선(周旋)함에는 절도가 있어야 한다.
석전대제 이수자 이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