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62작은 정에 매이면 큰 것을 잃는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정도를 이탈해서 따르는 때에 얻으려는 것이 있으면 바르게 하더라도 흉하니, 믿음을 두고, 도에 벗어나지 않으며, 현명하게 처신하면 무슨 허물이겠는가?〔隨卦 九四〕 채나라의 애후와 식나라의 식후는 동서지간이다. 진나라의 공주 중에 큰딸은 애후와 혼인했고 작은딸은 식후와 혼인한 것이다. 특히 식후에게 시집간 작은 딸은 얼굴과 몸매가 천하

편집부 2014. 12. 16.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정도를 이탈해서 따르는 때에 얻으려는 것이 있으면 바르게 하더라도 흉하니, 믿음을 두고, 도에 벗어나지 않으며, 현명하게 처신하면 무슨 허물이겠는가?〔隨卦 九四〕


채나라의 애후와 식나라의 식후는 동서지간이다. 진나라의 공주 중에 큰딸은 애후와 혼인했고 작은딸은 식후와 혼인한 것이다. 특히 식후에게 시집간 작은 딸은 얼굴과 몸매가 천하의 절색이었는데, 친정부모에게 문안을 올리러 갈 때 채나라를 지나갔다. 애후가 “나의 처제가 온다니 어찌 대접을 안 할 수 있는가?”하고는 궁중으로 불러들여서 크게 환대했다. 처제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한 애후가 술이 거나해지자 흑심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식부인이 크게 성을 내면서 채나라를 떠났고 돌아올 때는 채나라를 경유하지 않고 우회하는 길을 택했다.

식후는 애후가 자기 아내를 넘보고 희롱했다는 말을 듣고 보복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사신을 초나라에 보내서 “채나라는 중국의 제후들만 믿고 초나라를 무시합니다. 만약 왕께서 우리나라를 침입하는 척 하시면 우리는 채나라에 구원을 청하겠습니다. 채나라의 군주는 용감하면서도 경솔한 사람이므로 반드시 몸소 구원하러 올 것입니다. 그 때 공격하시면 그 군주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밀서를 보냈다.

초나라 왕(文王)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 군대를 일으켜 식나라를 치는 체 했다. 식후는 채나라에 구원을 요청했고 애후는 대군을 일으켜 몸소 식나라를 구원하러 달려왔다. 그것을 초나라의 복병이 일제히 공격했고 식나라 도성까지 간신히 도망쳐 왔으나 식후가 성문을 닫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포로가 된 애후가 초나라로 압송되었다.

채후는 식후의 계략에 걸린 것을 알고 그 원한이 뼈에 사무쳤다. 그래서 “세상에 식부인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없을 것입니다. 식부인은 참으로 하늘이 낸 미녀입니다. 눈은 가을 물처럼 맑고 얼굴은 복숭아꽃처럼 아름답고 체격과 몸매가 모두 알맞으며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생기에 차 있습니다. 그와 같은 미인은 대왕을 더욱 빛나게 할 것입니다.”라고 초나라 왕을 부추겼다.

초나라 왕이 사방을 순행한다는 거짓 핑계를 대고 식나라에 갔다. 식후가 성문 앞까지 나와 마중하고 잔치를 베풀자 식부인 보기를 청했다. 식부인을 본 초나라 왕은 식후가 예에 어긋났다는 이유로 가두고 우물에 몸을 던져 죽으려고 하는 식부인에게 “식후를 죽이지 않고 식나라 선조들의 제사도 끊어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병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식부인을 왕비(성왕의 친모)로 세웠다. 또 식후를 여수땅에 안치하고 10가의 읍을 식읍으로 내주면서 식나라 조상들의 제사를 받들게 했다. 그러나 식후는 아내와 나라를 빼앗긴 원한과 울분이 쌓여 홧병으로 죽고 말았다. 식후는 자기 아내의 명예를 지키려다가 국가간의 동맹의 의리를 잃었고 나아가 나라가 멸망당하고 사랑하는 아내마저 빼앗겼다. 그래서 역에서는 ‘바른 도가 무너져서 이웃 간에 서로 따르며 간신히 몸을 보존할 때에 사사로운 정을 앞세우면 흉하니 항상 믿음을 지키며, 도에 벗어나지 않게 하고 현명하게 처신하면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