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58자식이 있으면 귀해진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솥의 발이 엎어지나 더러운 것을 내놓게 되어 이로우니, 첩을 얻으면 그 주인이 (아들 때문에) 허물이 없어질 것이다.(정괘 초육) 약육강식의 극을 달렸던 전국시대 말기에는 언제 이웃나라가 적국으로 변해서 침략해 올지를 몰랐다. 그래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서로 왕자를 보내고 받아서 인질로 삼는 게 관례였고, 당시 최대 강대국 진

윤상철 2018. 12. 14.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초육은 솥의 발이 엎어지나 더러운 것을 내놓게 되어 이로우니, 첩을 얻으면 그 주인이 (아들 때문에) 허물이 없어질 것이다.(정괘 초육)

약육강식의 극을 달렸던 전국시대 말기에는 언제 이웃나라가 적국으로 변해서 침략해 올지를 몰랐다. 그래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서로 왕자를 보내고 받아서 인질로 삼는 게 관례였고, 당시 최대 강대국 진(秦)나라도 자신의 왕자들을 이웃나라에 인질로 보냈다.

그 중의 하나가 조나라에 인질로 간 이인(異人)이다. 이인은 진나라 소양왕의 태자(효문왕)의 아들이다. 태자에게는 20여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몇 째인지도 모를 별 관심 없는 아들이었다. 소양왕으로서는 별 볼일 없는 손자인데다, 조나라를 통합하고픈 마음에 자주 공격을 하니, 조나라의 이인에 대한 대접이 좋을 리 없었고, 심지어 목숨조차 부지하기 어려웠다.

이때 여불위라는 거상이 이인을 보고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 진나라는 최대 강국이었지만, 소양왕은 이미 40년 이상 임금을 해서 늙었고, 유일한 후계자인 태자 역시 나이가 많은데 정실(화양부인)에게서 후계자를 얻지 못했다. 이인을 후계자로 만들어 진나라 임금이 되도록 하면, 상업적 거래로써는 상상도 못할 이득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화양부인을 찾아가서 설득하였다. “부인께서 지금 태자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자식이 없으니, 태자가 임금이 되면 반드시 후계자를 세우자고 신하들이 벌떼같이 일어설 것입니다. 더구나 예쁜 얼굴이 쇠해져서 태자의 사랑이 느슨해지면 한마디 말도 들어주지 않을 터인데 어찌 하시겠습니까?

조나라에 인질로 간 이인이 어질고 수많은 사람과 교류를 맺어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항시 부친(태자)과 화양부인의 덕을 생각하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그는 주목받지 못하는 아들이라서 후계자가 되지 못할 것을 압니다. 이때에 그를 발탁해서 양자로 삼으시면, 이인은 나라가 없다가 나라가 생긴 것이고, 부인은 자식이 없다가 자식이 생긴 것이니, 종신토록 탄탄한 앞날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화양부인이 그럴듯하게 여겨서 태자에게 약속을 받아냈다. 마침 조나라가 진나라의 침입을 받아 어수선한 틈을 타서 여불위의 도움을 받아 진나라로 탈출하였다. 여불위가 화양부인이 초나라 출신인 것을 알고, 초나라 옷을 입고 화양부인을 만나게 하였다. 이인이 초나라 옷을 입은 것을 본 화양부인이 크게 기뻐하면서 “나는 초나라 사람이다. 이제부터 너를 보살피며 후계자로 삼겠다” 하고, 이인의 이름을 고쳐서 ‘초(楚)’라고 하였다.

소양왕이 죽자, 태자가 임금(효문왕)이 되었는데 즉위한 지 3일 만에 죽었다. 이에 양아들 초(楚)가 임금(장양왕)이 되었는데, 즉위한지 3년 만에 또 죽었고, 그 아들 정(政)이 임금이 되니, 그가 바로 진시황이다.

화양부인은 이렇게 남편을 잃고, 양아들을 잃었지만, 후계자를 잘 세운 덕분에 진시황 17년까지 존경을 받으며 무병장수하다가 죽었다. 그래서 역에서는 “좌절을 겼게 되었을 때 면모를 일신하면 이롭게 된다. 내 능력이 모자라도 대리인을 잘 쓰면 좋은 결실을 맺게 되어 앞날이 평탄하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