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59간신의 손에 넘어간 대제국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임금이 논공행상을 함이니, 나라를 세우고 가문을 이을 때는 소인을 쓰지 말아야 한다. 상에 말하기를 ‘임금이 논공행상을 함’은 공을 바르게 함이요, ‘소인을 쓰지 말라’ 함은 반드시 나라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사괘 상육) 기원전 210년, 진나라 시황제가 또 순행길에 올랐다. 13세에 임금이 된 이래 수많은 암살과 모략에

윤상철 2018. 12. 28.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임금이 논공행상을 함이니, 나라를 세우고 가문을 이을 때는 소인을 쓰지 말아야 한다. 상에 말하기를 ‘임금이 논공행상을 함’은 공을 바르게 함이요, ‘소인을 쓰지 말라’ 함은 반드시 나라를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사괘 상육)

기원전 210년, 진나라 시황제가 또 순행길에 올랐다. 13세에 임금이 된 이래 수많은 암살과 모략에 시달렸고, 심지어는 친모와 그녀의 간부(노애)의 반란까지 겪은 시황제는, 주변을 믿지 못하는 성격이 저절로 형성되어 모든 것을 직접 보고 처리해야 안심을 했다. 더구나 그는 자신이 통일한 광대한 영토와 백성들을 직접 보고 만나는 것을 황제의 당연한 일과로 여겼고, 순행길에서도 매일같이 30kg에 해당하는 상소문을 읽고 직접 처리하였으므로, 과로로 인한 병이 생겨서 사구평대에 이르러 서거하였다.

당시 태자 부소는 몽염과 함께 만리장성을 쌓으며 흉노족을 막고 있었다. 시황제는 “돌아와서 나를 함양에 장사지내라. 나를 대신해서 제국을 다스려라”는 유언장과 옥새를 환관 조고에게 주면서 부소에게 전달하라고 하였다.

이 편지가 부소에게 전달되었으면 통일제국의 영광이 오랫동안 유지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고가 이를 사신에게 주어서 보내기 전에 시황제가 서거하였고, 눈치를 보며 망설이던 조고가 시황제의 서거를 숨긴 채 막내아들 호해와 이사를 꼬드겼다.

먼저 호해를 만나서, “지금 왕자님께서 마음만 먹으면 황제가 되어서 군림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태자께서 황제가 되신다면, 왕자님께서는 한 치의 땅도 없이 형님의 처분만 기다리는 처지가 될 뿐입니다”라고 설득하였다.

이어 좌승상 이사에게 “부소가 황제가 되면 몽염장군이 승상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승상께서는 모든 지위를 박탈당하고 고향인 초나라로 쫓겨날 것입니다. 제가 이미 막내왕자님을 설득해 놓았으니, 승상께서만 동의하시면 다시 예전처럼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물론이고, 제국의 앞날을 위해 승상의 큰 경륜을 마음껏 펼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득하였다.

이에 호해를 비롯한 이사와 조고가 시황제의 서거를 숨기고, 시황제의 명이라 하여 호해를 태자로 삼고, 태자 부소와 몽염에게 자결하라는 거짓 조서를 보냈다. 몽염이 거짓조서에 속지 말라고 하였지만, 부소는 부황의 뜻을 거스를 수가 없다고 하며 자결하였다. 분서갱유를 말리던 인애롭고 효성스런 군주감이 허망하게 죽은 것이다.

시황제 시신 옆에 절인 생선을 같이 운반함으로써 시신 썩는 냄새를 감추면서 함양에 도착한 호해가, 시황제를 장사지내고 황제로 즉위하니 2세황제이다. 황제가 되어 제일 먼저 시행한 것이, 통일전쟁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만리장성을 쌓는 등 국방을 튼튼히 한 몽염장군 일가에 대해 없는 죄를 만들어서 멸족하는 일이었다. 일전에 몽염의 동생 몽의는 죄를 저지른 조고를 사형시키려다, 재주가 아깝다는 시황제의 말을 듣고 살려준 적이 있었다. 이에 2세황제를 설득해서 원풀이를 한 것이니, 오랜 전란을 겪은 뒤 간신히 통일되어 이제 안정기로 들어서려던 대제국이 소인배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소인을 등용하면 일을 망치게 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