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재 / 성신여대 한문교육과 교수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으셨다.”(席不正이어든 不坐러시다. 「鄕黨」09)
중국 문화과교재편집소위원회[文化課教材編輯小組]가 지은 ‘文化課教材(高級, 2007년)’에 따르면 “席, 不正不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주의를 요하고 있다.
옛 중국인들은 의자 생활을 하지 않았다. 왕골이나 갈대, 또는 대나무 껍질 등을 엮어 만든 자리를 펴놓고 그 위에 생활하였다.(指鋪在地上的草席、蒲葦或竹篾等。古代沒有椅子和桌子,都坐在鋪於地面的席子上)
그러니 아마도 이 논어 경문에서 보여주는 공자의 생활 수칙은 앉을 때 반드시 자리(돗자리나 대를 엮어 만든 자리)를 반듯하게 하고 앉거나, 혹은 자리의 방향을 정각으로 향하게 한 후 앉는 습관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이 경문에 대한 청나라 때 유보남(劉寶南) 부자(父子)의 주석 역시 “공부자께서 자리에 앉으실 때에는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반드시 그것을 바르게 하신 연후에 착석하셨다”(夫子於席之不正者, 必正之而後坐也)라고 풀이하였다.
이는 공자께서 몸가짐을 갖기 전에 주변의 안정된 분위기나 올바른 자리를 먼저 살피셨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성인의 마음가짐 역시 정확하고 올 바라진 자세에서 비롯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신을 집중하고 무엇인가를 천착하기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내가 앉아 있는 바로 이 자리에서부터 정리정돈을 마친 후, 반듯한 주변 환경을 만들어 놓은 다음에야 본인의 임무를 착실히 수행해 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 선비의 모습은 지나간 자리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머물렀던 자리마저 깨끗한 것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