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易으로 보는 세상 160지록위마와 조고의 숙청전략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사는 침상을 깎아먹다 몸까지 깎게 되었으니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침상을 깎아먹다 몸까지 깎게 됨’은 재앙이 절박하게 가까운 것이다.(박괘 육사) 조고와 함께 2세황제를 옹립한 이사는 자신의 뜻대로 대제국을 경영할 것을 꿈꾸었다. 2세황제는 대제국을 다스리기에는 철없는 청소년이었고, 조고는 자신 보다 훨씬 계급이 낮고 환관이라서

윤상철 2019. 1. 13.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사는 침상을 깎아먹다 몸까지 깎게 되었으니 흉하다. 상에 말하기를 ‘침상을 깎아먹다 몸까지 깎게 됨’은 재앙이 절박하게 가까운 것이다.(박괘 육사)

 

조고와 함께 2세황제를 옹립한 이사는 자신의 뜻대로 대제국을 경영할 것을 꿈꾸었다. 2세황제는 대제국을 다스리기에는 철없는 청소년이었고, 조고는 자신 보다 훨씬 계급이 낮고 환관이라서 나랏일에 참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사가 간과한 게 있었다. 2세황제는 어려서부터 조고에게 교육받으며 친해진데다, 소인은 소인끼리 더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다.

 

소인은 국가를 위한 거시적인 경영은 못하지만, 눈앞의 이익을 위한 작은 꾀와 음모에는 강하기 마련이다. 조고는 먼저 호가호위전략을 썼다. “폐하께서 법을 엄하게 하고 형벌을 까다롭게 해서 시황제에게 충성하던 신하들을 제거하고, 폐하가 믿고 좋아하는 사람을 그 자리에 두시면, 모든 일이 폐하의 뜻대로 편안할 것입니다. 그 악역을 제가 맡겠습니다”라 하여 평소 원한이 있던 사람들을 제거하였다. 황제의 위엄을 빌어서 이익을 챙긴 것이다.

 

이어서 2세황제의 눈과 귀를 막는 전략을 썼다. “천자가 귀한 까닭은 사람들이 그 얼굴을 보지 못한 채 명령만 듣기 때문입니다. 폐하께서는 대궐 깊숙한 데서 인생 최고의 즐거움을 누리시고, 골치 아픈 정사는 신이 법률을 잘 아는 사람과 알아서 처결하겠습니다.” 이로써 나라의 모든 정보가 조고에게 모이고, 모든 일을 조고의 뜻대로 처리하게 되었다.

 

조고의 전횡을 못마땅하게 여긴 이사가 2세황제에게 그 부당함을 말하려고 했지만, 이미 승상의 힘으로도 2세황제를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조고가 2세황제에게 “승상의 장남 삼천군수가 반란군과 내통하고, 또 승상의 권세가 폐하보다 더 큽니다”고 모함하였다.

 

2세황제가 조고에게 맡겨서 사실을 조사하라고 하자, 온갖 고문을 다해서 허위자백을 받았다. 결국 이사는 물론 그의 일가붙이들이 모두 조고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다. 2세황제가 조고의 공을 높이 치하하며 승상으로 삼자, 조고는 아예 자신이 황제가 되고자 흑심을 품게 되었다.

 

강단 있고 충성스런 신하를 없애고, 그 자리에 자기편 사람으로 채워놓았지만, 그래도 황제를 바꾼다고 하면 목숨 걸고 반대할 신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한 가지 꾀를 냈다. 말 비슷하게 생긴 사슴을 2세황제에게 바치면서 “말입니다”라 하니, 2세황제가 웃으면서 “승상이 틀렸다.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가?” 조고가 주변에 있는 신하들에게 물으니, 조고의 눈치를 보며 침묵하는 신하와 사슴이라고 하는 신하로 나뉘었다.

 

훗날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을 잡아서 죽이거나 조정에서 쫓아내니, 모두 조고를 두려워하는 사람만 남게 되었다. 이게 그 유명한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이다. 이제 조고는 더 이상 2세황제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아니, 황제에게 ‘지록위마’라고 할 때 이미 ‘황제를 바보 멍청이’라고 무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역에서는 “멀리서 시작해서 조금씩 가까이 오며 해치다가 이제 자신의 몸까지 망하게 되어서 흉하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