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61간신이 행세하면 제국도 망한다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감싼 것이 부끄럽다. 상에 말하기를 ‘감싼 것이 부끄러움’은 지위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비괘 육삼) 진나라 2세황제를 주지육림의 환락에 빠지게 해서 나랏일에서 손을 떼게 함으로써, 조고가 얻은 것은 사리사욕의 탐닉과 권력의 전횡이었다. 시황제가 일궈놓은 대제국의 치밀한 통치조직망과 황제에게 집중된 절대 권력을 누리면서, 뇌

윤상철 2019. 1. 29.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감싼 것이 부끄럽다. 상에 말하기를 ‘감싼 것이 부끄러움’은 지위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비괘 육삼)

 

진나라 2세황제를 주지육림의 환락에 빠지게 해서 나랏일에서 손을 떼게 함으로써, 조고가 얻은 것은 사리사욕의 탐닉과 권력의 전횡이었다. 시황제가 일궈놓은 대제국의 치밀한 통치조직망과 황제에게 집중된 절대 권력을 누리면서, 뇌물과 아부를 마음껏 즐겼다.

 

그런데 이사가 2세황제와 조고를 쉽게 보다가 죽임을 당했듯이 조고도 간과한 것이 있었다. 자신이 썩으면 주변도 썩는다는 것이다. 조고에게 아부와 뇌물을 바치는 사람은, 아랫사람들에게 그 보다 더 많은 아부와 뇌물을 요구했고, 그 아랫사람은 또 자신의 아랫사람에게 더 많이 요구했다. 맹자님의 “하필왈리何必曰利”의 폐해가 작동된 것이다.

 

결국 가장 아랫사람이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목숨을 건 항쟁이 일어났다. 가장 아랫사람은 누구일까? 저 변두리 오지의 힘없는 백성들이다. 그들의 목숨을 건 항쟁에 진나라의 용맹한 정규군이 무너졌고, 차츰차츰 패전해서 서울(함양)까지 밀리게 되었다.

 

조고는 그 와중에서도 오직 자기의 몸보신만 생각했다. 2세황제의 주변에 인의 장막을 침으로써 패전의 소식을 못 듣게 하고, 그래도 2세황제가 어찌어찌 알게 되어서 물으면 지방의 작은 분탕질이라고 둘러댔다. 지원군을 요청하는 장군들을 도성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하고, 또 그 입을 막기 위해 전령의 목을 베어 죽이기도 했다. 그러자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것을 안 장군들이 속속 반란군에 투항하기 시작했다.

 

2세황제가 현실을 알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걱정에, 한동안 병이라 핑계를 대고 2세황제를 만나지 않았다. 사실을 아니라고 우기기에 이어 잠수타기에 들어선 것이다. 그것도 어렵게 되자 임금을 바꿀 것을 모의하였으니, 드디어 윗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대역무도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2세황제의 꿈에 백호가 나타나 자신의 수레를 모는 말을 물어 죽였다. 불안하게 여겨 점을 쳤는데, “경수위수(涇水爲祟, 경수에서 동티가 나서 재앙이 된다)”는 점괘가 나왔다. 경수에서 가까운 망이궁에 거처하면서 네 마리의 흰 말을 제물로 바치며 기도를 하였지만, 조고가 보낸 군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다.

 

시황제가 “망진자호(亡秦者胡, 진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은 ‘호’)”라는 도참서의 말을 듣고, 몽염장군에게 30만 병사를 이끌고 만리장성을 쌓으며 흉노족을 지키게 하였지만, ‘호’는 흉노가 아니라 ‘2세황제 호해’로 밝혀졌듯이, ‘경수’는 황하를 탁하게 만드는 경수가 아니라 나라를 썩게 하는 간신의 경수였던 것이다.

 

조고에 의해 임금으로 지목된 자영은 모든 악의 근원이 조고라는 것을 알고 조고를 죽였다. 하지만 진나라는 이미 속속들이 골병이 든 뒤였다. 결국 임금이 된 지 46일 만에 유방(한 고조)에게 항복을 하고, 유방을 뒤따라 들어온 항우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함으로써 대제국 진나라는 멸망하게 되었다. 그래서 역에서는 "욕심 많고 능력 없는 자가 높은 지위에 있게 되면 잘못을 감춰가며 못된 짓을 다한다"고 경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