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의 몸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도 없고, 언어 관습이 전혀 다르며, 남성 실격자라는 이유로 이민족의 사회에도 편입될 수 없는 고독한 존재. 모든 인간관계가 떨어져 나간 무적자. 신체의 변화와 함께 인간 사회에 무연한 가축적 인간. 지하 말고는 안주할 곳이 없는 특수한 종족. 그러나 궁정의 주인인 군주에게는 반드시 필요했던 존재가 바로 환관이다.
만들어진 제3의 性, 환관. 여자도 남자도 아닌 비인간적인 존재가 무엇인지, 환관과 맺어진 여러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환관이 뚜렷하게 활동한 한, 당, 명나라를 대상으로 그 배경과 특색을 다룬다.
책은 환관이라는 존재가 역사에 등장한 것부터, 춘추전국시대부터 청말까지 이름을 남긴 환관을 중심으로 그들이 어떻게 권력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환관의 권력은 시대마다 천차만별인다. 단순한 황제의 시중을 드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 비서이자 호위 무사이기도 했고 황제의 수족으로서 관료들의 비위와 동향을 살피는 비밀경찰의 역할을 맡기도 했다.
현대의 환관적 존재에 대해 작가는 “오늘날, 이미 소멸한 존재인 환관처럼 비인간화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개개인은 남성의 형태는 간직하고 있으되, 조직 속의 인간이 됨으로써 점차 비인간화가 진행되는 것 같다. 환관을 탄생시킨 것이 권력기구인데, 그 형태는 과거와는 다르다고 할지라도 세계 어느 국가나 사회에도 권력기구는 여전히 존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 권력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하다. 강대한 권력은 비밀을 낳고 비밀은 권력을 한층 강대하게 해준다. 그런 곳에는 반드시 권력에 직속해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비서그룹이 존재하게 되어 있다. 또한 권력자에 밀착해 정보를 쥐고 활개를 치는 패거리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들이야말로 환관적 존재가 아닐까?
기업이든 국가든 권력에 직속한 채 권력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할 능력이 없는 측근 때문에 발생하는 피해가 얼마나 큰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이유에서 정보를 독점하는 측근 그룹에 내포된 환관적 존재는 현대와도 무관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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