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69대의명분을 따라 결정하는 것이 주인이 되는 길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장부를 따르고 소자를 잃으니, 따름에 구하는 것을 얻는다. 바른 데 거처함이 이롭다. 상에 말하기를 ‘장부를 따름’은 작은 이익을 버림이라.[隨卦 六三] 조선시대의 광해군은 청과 명의 두 강대국 사이에서 적절한 외교결정을 함으로써 국토가 유린되는 참화를 막았다. 망해 가면서도 대국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던 명나라는, 250여 년

편집부 2015. 3. 24.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육삼은 장부를 따르고 소자를 잃으니, 따름에 구하는 것을 얻는다. 바른 데 거처함이 이롭다. 상에 말하기를 ‘장부를 따름’은 작은 이익을 버림이라.[隨卦 六三]

 

 

 

 

조선시대의 광해군은 청과 명의 두 강대국 사이에서 적절한 외교결정을 함으로써 국토가 유린되는 참화를 막았다. 망해 가면서도 대국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던 명나라는, 250여 년간 맺어왔던 의리를 내세우며 함께 청을 칠 것을 요구하였다. 또 새롭게 떠오르는 군사강국인 청도 함께 명을 칠 것을 요구하며 위협해 왔다. 이럴 때 약소국으로서의 조선은 어느 쪽 편을 들것인가? 정묘·병자 양란의 참상을 보면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위험했었나를 알 수 있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하였던가! 지금 우리나라의 형편이 그 때와 너무나 닮았다. 미국은 누가 봐도 강대국이다. 그 힘의 원천은 경제를 바탕으로 한 군사력이다. 한 나라를 무장하는데도 국가의 경제가 휘청거리는 데, 미국은 어디서 돈을 만들어서 전세계를 지키는(?)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1944년의 기축통화국 결정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을 기축통화국으로 인정하면서 동시에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을 만들었던 것이다. 기축통화국 즉 미국의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었다는 것은, 각국에서 외환보유고 또는 무역의 통화자금을 위해서 미국의 달러를 사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각국에서 사들인 천문학적인 달러는 미국의 경제를 살찌웠다. 또 그렇게 번 돈과 두 개의 은행을 통해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세계의 정치경제를 쥐락펴락 할 수 있었다. 이 두 개의 은행뿐이 아니다. 각 대륙에 개발은행을 설립해서 미국의 입맛에 맞는 나라를 맹주로 삼아 대리경영을 했다. 이를테면 아시아에는 아시아개발은행을 만들어서 일본에게 아시아의 정치경제를 통제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이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브릭스 정상들과 신개발은행(NDE)을 설립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모아서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곤 미국의 날개를 꺾는 이런 일에 한국이 앞장서기를 바란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처지를 잘 알면서도 앞장서라고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당연히 거부하라 하였고,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에 사드(THAAD를 배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드는 중국 전역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을 사전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는 군사체제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불만일 수밖에 없다. 600km만 탐지할 수 있는 북한용이라고 하지만, 2000km용이 올 가능성이 더 높다. 600km용을 쓸 요량이라면 일본에 배치된 것을 활용해도 되기 때문이다.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결정을 당하게 된다. 국가도 그렇고 개인도 그렇다. 우리나라도 AIIB와 사드에 대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 절대적인 위기 같지만 절대적인 꽃놀이패로도 보인다. 둘 다 거부해도 되고 둘 다 받아들여도 좋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주도적인 결정을 하되 작은 이익 보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그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래서 易에서는 스스로 결정하되 ‘대의를 따르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바르게 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