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균(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원문]
“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墨翟之言, 盈天下, 天下之言, 不歸楊則歸墨. 楊氏爲我, 是無君也, 墨氏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
[해석]
“성왕이 일어나지 않아서 제후가 방자하고 벼슬도 하지 않는 선비들이 함부로 논의하여 양주와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니, 천하의 말이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간다. 양주는 나만을 위하니, 그것은 임금이 없는 것이고, 묵적은 겸하여 사랑하니, 그것은 아버지가 없는 것이다. 아버지가 없고 임금이 없는 것은 새와 짐승이다.”
[문장 구조 파악하기]
1. 不歸楊則歸墨
不~則~은 ~하지 않으면 ~한다는 말로, 둘 가운데 하나로 ~한다는 말이다.
[원문]
“公明儀曰, ‘庖有肥肉, 廏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 是邪說誣民, 充塞仁義也. 仁義充塞, 則率獸食人, 人將相食.”
[해석]
“공명의가 ‘푸줏간에는 살진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진 말이 있는데도, 백성들에게는 굶주린 기색이 있고 들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있다면, 이것은 짐승을 이끌어 사람을 먹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양주와 묵적의 도가 그치지 않으면 공자의 도가 드러나지 않으니, 이는 그릇된 설이 백성을 속여서 인의를 막는 것이다. 인의가 막히면 짐승을 이끌어 사람을 먹게 하다가, 사람들이 장차 서로 먹게 될 것이다.”
[문장 구조 파악하기]
1. 庖有肥肉
이 문장은 원래 有肥肉於庖인데 庖를 강조하여 앞으로 내면서 구절의 앞에 있기 때문에 於를 생략하였다. 뒤의 장소를 나타내는 말이 앞에 나온 廏有肥馬, 野有餓莩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民有飢色은 民이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民이 바로 주어가 된다.
[원문]
“吾爲此懼, 閑先聖之道, 距楊墨, 放淫辭, 邪說者不得作. 作於其心, 害於其事, 作於其事, 害於其政, 聖人復起, 不易吾言矣.”
[해석]
“내가 이 때문에 두려워하여 이전 성인의 도를 보호하고 지나친 말을 추방하여 잘못된 설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마음에서 일어나 일에 해를 끼치고, 일에서 일어나 정치에 해를 끼치니, 성인이 다시 나오더라도 나의 말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
[문장 구조 파악하기]
1. 吾爲此懼
爲는 ‘때문에’라는 뜻이다.
[어휘 풀이]
1. 閑 : 보호하다.
[원문]
“昔者禹抑洪水而天下平, 周公兼夷狄驅猛獸而百姓寧, 孔子成春秋而亂臣賊子懼. 詩云, ‘戎狄是膺, 荊舒是懲, 則莫我敢承.’ 無父無君, 是周公所膺也.”
[해석]
“옛날에 우임금이 홍수를 억제하자 천하가 평안하게 되었고, 주공이 이적(夷狄)을 겸병하고 맹수를 몰아내자 백성이 편안하게 되었으며, 공자가 춘추를 완성하자 어지럽히는 신하와 해치는 자식이 두려워하였다. 시경에 ‘융적을 응징하고 형서를 징계하니, 나를 감히 감당할 자가 없었다.’고 하였다. 아버지가 없고 임금이 없는 것, 이것은 주공이 응징한 것이다.”
[문장 구조 파악하기]
1. 戎狄是膺, 荊舒是懲
是는 도치를 나타낸다. 즉, 원래 이 문장은 膺戎狄, 懲荊舒인데, 시경 전체의 체제에 맞게 네 글자로 만들기 위해서 戎狄, 荊舒를 앞으로 내어 강조하는 형태를 취하고, 도치를 나타내는 是 한 글자를 보탠 것이다.
2. 莫我敢承
부정하는 말 未, 無, 莫 등이 앞에 있고, 목적어가 대명사일 때에는 서술어 앞으로 나간다. 이 구절에서는 我가 목적어로서 인칭대명사이기 때문에 조동사 敢 앞으로 갔다. 즉, 의미상으로는 ‘莫敢承我’인데, 위와 같은 문법에 의해 ‘莫我敢承’이 된 것이다. 莫에는 주어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하는 것이 없다”,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해석한다.
3. 是周公所膺也
是는 ‘이것’이라는 뜻을 갖는 대명사이다. 所膺의 所는 膺이라는 동사를 명사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명사구가 되어야 전체 문장에서 보어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所는 기본적으로 서술어(동사나 형용사)를 명사로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膺의 주어가 되는 말은 所 앞에 있다. 也는 ‘ ~이다’라는 동사 역할을 대신한다. 현대 중국어에서의 ‘是(이다)’와 같다.
[어휘 풀이]
1. 戎狄 : 戎은 중국 서쪽의 이민족이고, 狄은 중국 북쪽의 이민족이다.
2. 荊舒 : 荊은 중국 남쪽의 초나라 지방이고, 舒는 초나라에 가까운 지방이다.
[원문]
“我亦欲正人心, 息邪說, 距詖行, 放淫辭, 以承三聖者, 豈好辯哉? 予不得已也. 能言距楊墨者, 聖人之徒也.”
[해석]
“나 또한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하여 잘못된 설을 그치게 하고, 치우친 행동을 막고, 지나친 말을 추방하여 세 성인을 잇고자 하는 것이니, 내가 어찌 변론을 좋아하겠는가? 내가 그만 둘 수 없어서이다. 양주와 묵적을 막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성인의 무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