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상육은 군자는 표범의 문채와 같이 모두 변함이고, 소인은 얼굴빛만 고치니, 가면 흉하고 바르게 처신하면 길하리라. 상에 말하길 ‘군자가 표범같이 변함’은 그 무늬가 성함이고, ‘소인이 얼굴빛만 고침’은 순하게 임금을 좇음이라.[革卦 上六]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일본의 동양삼국은 모두 설날을 최대명절로 삼는다. ‘갓 태어난 것은 선하지 않은 것이 없고, 첫날은 길하지 않은 날이 없다.’는 성선설에 가까운 동양적 신앙에다가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는 새날을 맞이하는 기쁨을 축하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그러한 기쁨을 외국에서 맞이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었다. 좀 더 새롭고 세계적인 꿈을 키우고자 하는 마음이 클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설날 기간에 우리나라와 일본의 상인들이 대박을 터트렸다고 한다. 수입업자의 중간 마진이 없어서 중국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고, 또 한국이나 일본에서 산 것은 품질도 더 좋다고 생각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차 와서 엄청난 쇼핑을 하고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속을 살펴보면 생각해 볼 점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유커들이 사이가 좋다고 알려진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더 많이 가고 더 많은 상품을 샀기 때문이다.
일본을 방문하려는 중국인이 폭증하면서 비자 용지가 바닥이 나 백지에 비자 도장을 찍는 사태가 벌어졌고, 지난 설날을 전후한 1주일 동안 유커들이 일본에서 쇼핑하는데 뿌린 돈이 1조 7백억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심지어는 2천만 원의 비용을 주고 컨테이너를 빌려서 쇼핑하면서도 싸고 좋은 물건을 샀다고 즐거워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중국카드로 일본 상점의 현금인출기에서 엔화를 직접 뽑을 수 있고, 더구나 중국카드를 사용하면 5% 더 할인해 주는 등 중국인의 자존심을 올려주며 일본카드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한다. 엔화 가치가 하락한데다 일본 내 면세점을 확대해서 물건이 훨씬 싸졌다. 중국인에 대한 관광비자 발급 요건이 완화되어서 일본을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등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직접적이고도 현실적인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인의 친절이다.
유커들의 말에 의하면 “한국인은 앞에선 친절하지만 뒤에선 경멸하거나 욕을 하는데, 일본인은 물건을 사거나 안사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하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한국인들은 퉁명스럽고 불친절하다. 그런데 일본은 물건을 사든 안사든 항상 점원의 예의가 바르다. 게다가 바가지를 씌우지도 않는다.….” 말하자면 한국인은 유커들의 돈만 좋아할 뿐 유커 자체는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무시하고 배척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끼리 적대시하고 또 민족끼리의 감정도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쇼핑하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易에서는 ‘군자는 몸과 마음할 것 없이 한결같이 변하는 것이고, 소인은 마음은 다르더라도 표정만 바꿔서 이익을 따르니, 그렇게 계속 나가면 흉하다.’고 가르친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친절과 정성은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흉을 길로 만드는 항구하면서도 올바른 방책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