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81상앙과 오고대부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천지의 큰 덕을 낳는 것을 ‘살게 해 준다’고 말하고, 성인의 큰 보배를 지위라고 말하니, 무엇으로써 지위를 지킬까? 인이다.(계사하전 1장) 상앙이 진나라 실권을 잡고 정승을 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우연히 조량(趙良)을 만났는데, 당시 조량은 벼슬을 피해 사는 은사였다. 상앙이 거드름을 피면서 “나와 오고대부(五羖

윤상철 2019. 11. 29.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천지의 큰 덕을 낳는 것을 ‘살게 해 준다’고 말하고, 성인의 큰 보배를 지위라고 말하니, 무엇으로써 지위를 지킬까? 인이다.(계사하전 1장)

 

상앙이 진나라 실권을 잡고 정승을 한 지 10여 년이 지났다. 우연히 조량(趙良)을 만났는데, 당시 조량은 벼슬을 피해 사는 은사였다. 상앙이 거드름을 피면서 “나와 오고대부(五羖大夫, 백리해)를 비교하면 누가 더 뛰어난 정승인가?” 하고 물었다. 조량이 “제가 상군(商君:상오땅의 15개 읍을 하사받아 다스렸음)의 주변사람들하고 다른 말을 하더라도 죽이지 않는다면 비교해드리겠습니다” 하고는 말을 이었다.

 

“오고대부가 초나라로 도망쳐서 소먹이는 노예를 할 때, 목공께서 다섯 장의 검은색 양가죽으로 그를 사서 정승을 시켰는데도, 백성들이 그 의리를 존중하였습니다. 진나라 정승이 된지 6~7년 만에 동쪽으로 정나라를 쳤으며, 자신의 조국 우나라를 멸한 진(晉)나라 임금을 세 번이나 세웠으며, 자신이 신세를 졌던 초나라의 화를 구원하였습니다. 그가 정승이 되었을 적에 힘들어도 수레에 앉지를 않았으며, 더워도 수레의 양산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고대부가 죽었을 때 진나라 남녀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고, 아이들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으며, 심지어 방아 찧는 사람조차 방아노래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군께서는 정사를 맡으시면서 법대로 한다고 하면서 왕족들을 능멸하고 뭉갰으며, 위수(渭水)가에서 수많은 죄수를 법대로 처단하여서 위수가 피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태자가 법을 범했을 때도 ‘법이 행해지지 않는 것은 위에서부터 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자는 임금을 이을 사람이니 형벌을 시행할 수 없다. 그의 스승 공자 건(虔)을 대신 벌주고, 또 다른 스승 공손가(公孫賈)의 얼굴에 죄수 문신을 하였습니다. 이 일로 공자 건이 바깥출입을 안 한 지가 이미 8년이나 되었고, 상군께서 또한 축환(祝驩)이라는 어진 사람을 죽였으니, 이들은 모두 신법을 만들어 법대로 시행한다고 일어난 일입니다. 법대로 하는 것은 옳으나, 옛 시에 ‘인심을 얻은 자는 흥하고 인심을 잃은 자는 무너진다’고 했으니, 이러한 일들은 인심을 잃은 일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일을 저질러서 상군의 위태하기가 아침 이슬과 같은데도, 상오 고을의 부와 재물을 버리지 않고, 정승자리라는 권력에 취해 물러나지 않고 백성의 원망을 쌓고 있으니, 지금의 임금이 죽기라도 하면 어쩌시려고 그러십니까!”

 

상군이 그 말을 무시하더니, 그 후로부터 다섯 달 만에 효공이 죽었다. 아들 혜문왕이 등극하자, 공자 건의 무리가 상군(商君)이 모반하려 한다고 고하였다.

 

함곡관으로 도망하여 객사에 묵으려하자, 주인이 “상군의 법에 여권이 없는 사람을 머물게 하면 손님과 함께 벌을 받게 됩니다” 하였고, 위나라로 망명을 요청하자 위나라를 속여서 위나라 군사를 죽인 원수라 하여 다시 진나라로 들여보냈다. 할 수없이 자기의 부하들과 봉지인 상오(商於)로 갔더니, 혜문왕이 공격해서 죽이고 거열형으로 시신을 찢어 사방에 돌리며 그 가문까지 전부 멸족시켰다.

 

그래서 역에서는 “천지의 가장 큰 덕은 살게 해 주는 것이고, 임금의 큰 보배는 인(仁)이라”고 가르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