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易으로 보는 세상 185하백의 내로남불과 봉몽의 배사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가르치고 인도하는 사람은 없으나 부모가 앞에 있는 것 같으니, 주역의 말을 따라서 방법을 헤아려 보면 방법과 길이 있지만,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주역의 도가 헛되어 행하지 않는다.(계사전 하 8장) 항아의 배신으로 예는 살아갈 힘을 잃었다. 가장 믿고 사랑했던 여인의 배신이다. 몇 달을 고민하며 마음 아파했던 예는 드디어 결심을

윤상철 2020. 1. 30.

 

윤상철(대유학당 대표)

 


 

가르치고 인도하는 사람은 없으나 부모가 앞에 있는 것 같으니, 주역의 말을 따라서 방법을 헤아려 보면 방법과 길이 있지만,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주역의 도가 헛되어 행하지 않는다.(계사전 하 8장)

 

항아의 배신으로 예는 살아갈 힘을 잃었다. 가장 믿고 사랑했던 여인의 배신이다. 몇 달을 고민하며 마음 아파했던 예는 드디어 결심을 했다. “이왕 이렇게 홀로 된 것, 활 쏘는 재주를 활용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고 죽겠다.” 그래서 예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들을 활과 칼을 이용하여 처치하였다. 실로 목숨을 건 싸움이었지만, 아내의 배신에 고통 속에 지내던 예에게는 전념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다가 낙수가에 이르러 우수에 잠겨서 쓸쓸하게 걷는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되었다. 황하의 신인 하백의 아내이자 낙수의 신이기도 한 복비였다. 그녀는 요임금의 딸로 낙수에서 놀다가 익사했는데, 실은 하백이 그녀의 미모에 반해 강제로 데려간 것이다. 할 수 없이 하백에게 시집가고 낙수의 신이 되었지만, 하백은 아름다운 복비를 두고도 여전히 바람을 피는 바람둥이였다.

 

그날도 바람을 피는 남편에게 화도 나고, 자신의 처지가 한심스럽기도 해서 슬픔에 잠긴 채 거닐다가 예를 만난 것이다. 서로 간의 상처를 보듬으며 급속히 친해졌지만, 그 소식을 들은 하백이 불같이 노해서 달려왔다. 자신은 바람을 피워도 아내의 바람 피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하백이 흰 용으로 변해서 예를 공격했는데, 예는 여러 괴물을 처치한 경험이 있는지라, 침착하게 용을 향해 활을 당겨 왼쪽 눈을 맞혀 멀게 하였다. 이에 하백이 상제께 상소하며 “신을 위해 예를 죽여주소서!”라고 하였다. 상제께서 묻기를 “너는 어찌하여 화살을 맞게 되었는가?” 하백이 “신은 흰 용으로 변장해서 낙수가에서 놀고 있었을 뿐입니다” 하고 거짓말을 했다. 상제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사람의 몸으로 있었다면 예가 어찌 활을 쏘았겠는가? 네가 비늘 달린 짐승으로 있었으니, 사람에게 화살을 맞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상제로서의 공정성과 예에게 미안한 마음이 담긴 판결이었다.

 

하지만 복비와의 사랑은 더 이상 이룰 수 없었다. 복비는 젊은 채로 있었지만 예는 늙어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차피 죽을 것, 사람들에게 활 쏘는 방법이나 가르쳐 주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중에 봉몽이 가장 뛰어나서 특별히 사랑하고 아꼈는데, 봉몽의 생각은 달랐다. 자기의 재주가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스승이 아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승이 있는 한 2인자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스승과 서로 마주 보고 화살 한 대씩을 쏘아 중간에서 맞히는 활쏘기를 했는데, 서로의 화살을 정확히 맞춰서 화살이 중간에서 부러졌다. 스승이 “과연 내 제자로다!” 하고 칭찬을 하는 사이에, 두 번째 화살을 쏘아서 예를 죽였다. 결국 봉몽이 1인자가 되었지만, 예는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들에게 두 번 배신을 당하고 죽고 말았다.

 

그래서 역에서는 “후진을 대할 때 부모가 자식을 기르듯이 잘 길러주어야 하지만, 진실한 사람이 아니면 가르치면 안 된다”고 일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