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수 / 전북대 철학과 교수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자신을 위한 학문을 하였는데, 지금에 배우는 자들은 남을 위한 학문을 한다.”(子曰 古之學者는 爲己러니 今之學者는 爲人이로다. 「憲問」25)
일반적으로 어릴 때는 주로 부모님께 칭찬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한다. 초·중·고등학생이 되면 대체로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입시공부를 하고, 대학생 때에는 좀 더 큰 자신의 인생목표를 위해 공부를 한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할 때에도 좋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공부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학문(學問: 배우고 물음)을 하는 데에는 각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학문에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공부’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 두 가지가 있다고 공자는 말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공부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공부를 말한다. 이런 공부를 하는 사람은 남을 의식하기 보다는 자신의 목표에 집중한다. 따라서 자기가 얼마만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남에게 자랑할 시간이 없다. 또한 그런 마음이 쉽게 생기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세운 목표가 바로 눈앞에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공부의 분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은 이와는 전혀 다르다. 이런 사람은 애초부터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향상된 점이 생기게 되면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거나 그들에게 자랑하기 일쑤다. 이렇게 자신의 실력을 여기저기에 자랑하다 보면, 그 만큼 공부에 집중할 시간도 부족하게 되고 간혹 자신의 실력을 부풀리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결국 큰 꿈을 갖기도 쉽지 않고, 그런 꿈을 가진다고 해도 그것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는 시간에 그와 경쟁하는 사람들은 더욱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자의 말을 빌면, 예나 지금이나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은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공자가 강조하는 ‘자신의 위한 학문’이란 단순히 지식적인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자는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를 ‘성숙한 인격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사람이 훌륭한 인격과 덕망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학문을 한 사람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렇게 볼 때, 공자가 말하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공부’란 단순히 자기만을 위한 이기적인 공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히 학문에 매진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하는 학문이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우고 묻고 생각하면서 자신을 완성시켜 나가는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을 의미한다. 공자는 자기반성과 자기성찰이 남에게 자기지식을 과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생각해 보자.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가? 나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 실력을 남들에게 과시하고 자랑하기 위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