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철 (대유학당 대표)
지성으로 은혜를 베푸는 것이다. 묻지 않아도 크게 착하고 길하니, 천하 사람이 믿음이 있어서 나의 덕을 은혜롭게 생각할 것이다. 상에 말하기를 ‘지성으로 은혜를 베푸니’ 길함을 물을 것도 없으며, ‘나의 덕을 은혜롭게 생각함’이 크게 뜻을 얻음이다.[益卦 九五]
우리의 조상님들은 쥐를 가장 오래된 포유동물 중의 하나로 보았기 때문에, 우주의 탄생 비밀을 잘 안다고 여겼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그 대표자로 살게 하셨을 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과 불을 얻는 방법을 쥐에게 물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물과 불이 없는 고통을 하소연하자,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지상으로 보내서 해결하도록 하신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이 쥐의 대장을 불러놓고 “네가 오래 산 동물 중에 가장 똑똑하다니, 물과 불이 어디에 있는지 알 것이다. 물과 불이 있는 곳을 말하라.”고 명했다. 쥐의 대장은 예의 그 까만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한참을 생각하더니 “만약 그것을 가르쳐주면 저에게 무엇을 해주시겠습니까?”하며 협상을 해왔다. 하느님의 아들은 순간적으로 ‘감히 나에게 협상을 해오다니….’하며 기분이 나빴지만, 쥐의 요구는 끈질겼다. 빨리 하늘나라로 돌아가고픈 마음에 “그래, 네 소원대로 사람들의 창고는 모두 너에게 맡기마.” 하고 쥐가 원하는대로 약속을 해 버렸다. 자기 뜻대로 된 쥐가 신이 나서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실 때 불이 돌 속으로 숨었으니, 돌끼리 부딪치면 불이 나올 것이고, 물은 땅속으로 숨었으니, 땅을 파면 나올 것입니다.”
이 협상 덕에 쥐는 사람들의 창고를 마음대로 뒤져 먹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불과 물을 찾아준 하느님의 아들은 하늘나라로 금의환향했지만, 사람들은 물과 불을 얻게 된 보답(?)으로, 수많은 세대가 지나도록 곡식을 로열티로 물게 된 것이다. 사람은 만물의 대표가 되었지만, 쥐는 그 대표 위에서 로얄티를 받아먹으며 살게 된 것이다. 물론 쥐도 사람들의 좋지 않은 감정을 느낀지라, 해가 떠서 사람하고 얼굴을 부딪칠 염려가 있을 때는 숨었다가 해가 지면 활동하고, 혹 사람을 만나면 고맙고 미안하다는 뜻으로 앞발을 모아 열심히 인사를 했다. 그렇다 해도 사람의 마음이 편한 것이 아니라서, 기회가 닿는대로 쥐를 배척하고 박멸하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이는 전해오는 이야기이지만, 요즘 세상에 비춰서 교훈이 될 내용이 있어서 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협상권을 함부로 넘겨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믿고 존경하는 하느님께 부탁하고 맡겨서 원하는 것을 얻었지만, 생각지 않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 것이다. 더구나 직접 당사자인 인간을 배제하고 제 3자간에 이루어져서 더욱 불만이 많은 것이다.
두 번째는 너무 일방적인 이득을 얻으면 협상이 파기된다는 것이다. 쥐가 협상에서는 성공했지만, 불만을 가진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해침을 당한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선거법 등등 뒷말이 많은 협상을 보면서, 易에서 ‘천하 사람이 나의 덕을 은혜롭게 생각하며 믿고 따를 수 있어야 그 마음을 크게 얻는다’는 대승적 차원의 정치대법이 떠오르는 것이다.